[은밀한 고통③] 치핵의 적은 ‘잘못된 습관’·’변비’..“배변 참지 말아야”

연도별 ‘치핵’ 건강보험 진료현황(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뉴스1 ⓒ News1

홍영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교수 “섭유질 섭취하고 좋은 배변습관 가져야”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말 못할 고통. 국내 치핵(치질) 환자들이 늘고 있다. 잘못된 ‘생활습관’과 ‘변비’가 주원인으로 이에 따른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이 ‘치핵’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2009년 62만9000명에서 2014년 65만6000명으로 연평균 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진료비도 늘고 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치핵 환자의 진료비는 연평균 2.0%, 급여비는 2.1% 증가했다. 2014년 기준으로 건강보험 진료비는 2374억원이었다. 이중 입원진료는 1736억원, 외래 479억원, 약국 160억원이었고 공단이 부담한 급여는 모두 1835억원으로 나타났다.

치핵은 항문 및 하부직장과 그 주위에 돌출된 혈관 덩어리를 말한다. 위치에 따라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나눈다.

내치핵은 항문관 내에서 발생하며 배변시 돌출되는 것이 가장 흔하다. 피가 나거나 항문주위 피부의 변화 혹은 잔변감 등이 있을 수 있다. 외치핵은 항문 가까이에서 발생하며, 만성화된 것과 혈류가 폐색돼 혈전을 형성한 혈전성 외치핵으로 나뉜다.

치핵은 기본적으로 노화현상에 의해 나타난다. 사람은 직립보행을 하고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 정상적으로 항문주위에 있는 혈관이 조금씩 밑으로 밀고 내려온다. 나이가 들수록 치핵환자가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 시키는 게 잘못된 생활습관이란 설명이다. 특히 30~50대 직장인들의 경우 잦은 회상에 의한 과음, 그리고 과로에 따른 스트레스에 의해 갑자기 항문 주위가 붓거나 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외과 홍영기 교수는 “남성의 경우 40대에 과로, 과음을 하는 경우가 많아 치핵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기준 남녀 통틀어 연령대별 치핵 진료율을 살펴보면, 40대(13만9000명, 21.1%)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50대(13만6000명, 20.8%), 30대(12만8000명, 19.6%)순으로 나타났다.

변비도 치핵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과로나 스트레스에 따른 소화기 운동 약화로 변비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다이어트도 문제다. 이는 20대 여성의 질환자 수를 통해 고스란히 나타난다. 지난해 기준으로 20대의 경우 여성의 치핵 진료인원은 약 5만명으로, 남성 4만6000명보다 4000명이 더 많았다. 그리고 80세 이상에서도 여성이 다수이지만 대부분의 연령대에선 남성이 많았다.

홍영기 교수는 “20대 여성이 치핵질환이 많은 이유는 다이어트의 영향”이라며 “식사를 적게하면 대변의 양이 줄고 딱딱해져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배변 곤란이 치핵질환을 유발시킨다”고 전했다.

치핵은 의사의 시진(視診)이나 항문경, 직장경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통증 치료나 절제술도 이뤄질 수 있으나 무엇보다 예방법이 가장 중요하다.

변비를 막기 위해 섬유질과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고,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나 신문을 보는 습관도 오래 앉아 있는 경우가 많아 좋지 않다.

아침 식사 후 30분 전후가 배변 반사가 가장 활발하기 때문에 이 시간에 배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홍영기 교수는 “변의가 느껴지면 참지 말고 즉시 배변하는 것이 치핵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배변시 과도한 긴장은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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