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성 당뇨병, 식사요법·운동 철저한 관리가 최선”

【성남=뉴시스】 이정하 기자 = 차의과학대학교·차병원은 13일 ‘세계 당뇨의 날(11월14일)’을 맞아 임신성 당뇨병의 위험성을 알리고, 당뇨 관리 및 치료법 등에 대해 소개했다.

당뇨병은 잘 관리하지 못하면 혈관과 관련된 각종 합병증이 발생해 이로 인한 막대한 의료비 지출 및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무서운 병이다.

특히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부뿐만 아니라 태아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임신성 당뇨병 환자 급증

임신성 당뇨병은 원래 당뇨병이 없던 사람이 임신 20주 이후에 당뇨병이 처음 발견되는 경우를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임신 중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은 여성은 2003년 1만9799명에서 2012년 11만5646명으로 5.8배 증가했다.

임신성 당뇨병는 다른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유전적 요인이 관여할 수 있다. 또한 임신과 관련된 다양한 호르몬의 변화, 급격한 체중 증가 등 환경적 요인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차의과대학교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김수현 교수는 “임신관련 호르몬의 점진적 상승과 산모 체중의 증가에 따라 인슐린 저항성(제2형 당뇨병의 대표적 병인으로 알려짐)이 증가하게 된다”며 “태아의 성장과 함께 인슐린 요구량이 증가하게 됨으로써 인슐린의 상대적 부족증이 발생해 결국 고혈당 상태에 이르면 췌장에서 인슐린 생산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그럼으로써 당뇨병이 더욱 심해진다”고 말했다.

임신성 당뇨병 산모에서 태어난 자녀는 정상 산모에서 태어난 자녀에 비해 비만이나 당뇨 같은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증상 없이 찾아오는 임신성 당뇨병

증상은 일반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혈액 내 혈당 수치가 올라 고혈당 수치를 보이게 된다.

대부분 상태가 가벼운 경우는 특별한 증세가 없다.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량 증가, 산모 몸무게 증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드물게는 당뇨가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산모의 망막이 손상되어 잘 안 보일 수도 있고 신장 손상이 있을 수도 있다. 임신 전부터 있던 당뇨, 임신성 당뇨 모두 임신부에게는 고혈압과 자간전증(임신중에 생기는 고혈압과 단백뇨 증세를 말하는 것으로 산과적 질환 중 가장 위험한 질병)을 유발 시킬 수 있다.

◇임신전 비만에 대한 산전관리 필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4년도에 첫아이를 출산한 여성 중 과거 2년 동안 공단의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5만3331명을 대상으로 출산 뒤 당뇨병의 진행 여부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임신 전 비만이며, 임신성 당뇨병이 있는 경우 출산 후 8년 이내 당뇨병 발생 위험이 정상체중이고, 임신성 당뇨병이 없는 여성 보다 8.0배 높았다. 또 임신 전 비만이며, 임신성 당뇨병이 없는 경우도 출산 후 8년 이내 당뇨병 발생 위험이 정상체중 여성보다 2.8배 높았다.

이는 임신전 비만한 여성은 임신시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출산 후 당뇨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므로 산전 비만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 산모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혈액 내에서 인슐린 저항이 생겨서 몸에서 인슐린의 요구량이 많아져 결국 35세 이상에서는 20대 때 보다 당뇨의 발생률이 3배 이상 높아지게 된다.

◇식사조절, 운동으로 혈당 조절 안되면 인슐린 치료 받아야

임신성 당뇨병 치료 목표 혈당은 공복에서 95mg/dL 미만, 식후 1시간 후 140 mg/dL 미만, 식후 2시간 후 120 mg/dL 미만이다. 전문 영양사와 영양상담 후 식사요법을 시행한다.

식사요법만으로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인슐린을 투여하고 자가혈당 측정결과를 기준으로 인슐린의 용량을 조절한다. 경구혈당강하제는 임산부에게 안정성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고, 임상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우선 임신성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식단관리가 필요하다. 식사량을 무조건 줄이기보다는 아이와 산모의 건강을 생각해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균형 잡힌 식단을 끼니때마다 꼼꼼히 챙겨먹는 것이 좋다.

또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임신 초기에는 유산 위험률이 높기 때문에 운동을 하지 않으려는 분들이 많다. 절대 안정이 필요한 시기이지만 이런 습관이 지속될 경우 평균적인 몸무게를 벗어나 비만이 오게 되고 이로 인해 임신성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

김수현 교수는 “무리한 운동은 건강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강도를 조절하면서 산책, 임산부요가, 아쿠아로빅과 같이 몸에 무리가 덜 가는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jungha9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