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과민반응으로 가려움 느껴
무기력·부종 동반 ‘콩팥병’ 의심, 맥박 빨라졌다면 ‘갑상선항진증’
노인은 젊은층에 비해 피부 가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대한임상노인의학회의 논문 자료에 따르면 많게는 노인의 66%가 피부 가려움을 느낀다. 그런데, 가려움증은 단순한 피부 건조탓이 아니라 질병의 신호일 수 있다. 고대구로병원 신장내과 고강지 교수는 “가려움증이 피부 보습제를 발라도 계속되고, 팔·다리 같은 특정 부위가 아닌 온몸에서 나타나면 전신질환을 의심해보라”고 말했다. 전신 가려움증으로 의심해볼 수 있는 질환들을 알아봤다.
피부 가려움증이 보습제를 발라도 계속되고, 온몸에 나타나면 전신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빈혈=몸속에 철이 부족하면 가려움증이 생긴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주희 교수는 “철은 우리 몸이 가려움을 느끼게 하는 신경의 구성 성분”이라며 “철이 부족하면 신경이 작은 자극에도 쉽게 반응해 가려움증이 생긴다”고 말했다. 어지럽거나 피부가 창백해지는 증상이 잘 동반된다.
▷당뇨병=당뇨병이 있으면 신경이 손상 돼 신경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과민해진다. 때문에 쉽게 가려움을 느끼게 된다.
▷콩팥병=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몸에 노폐물들이 잘 쌓인다. 고강지 교수는 “몸에 남은 노폐물이 피부에 자극을 줘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무기력하거나 다리에 부종이 생기는 증상이 잘 동반된다.
▷갑상선기능항진증=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으면 피부 혈류량이 증가해 피부 표면의 온도가 높아진다. 그러면 피부가 작은 자극에도 가려움을 느낀다. 맥박이 빨라지는 증상이 같이 잘 나타난다.
의심되는 전신질환을 치료했는데도 가려움증이 사라지지 않으면 ‘혈액암’을 의심할 수 있다. 이주희 교수는 “혈액 속에는 히스타민 등 가려움을 유발하는 물질이 많다”며 “혈액암이 생겨 혈액 세포가 급증하면 가려움 유발 물질도 함께 늘어나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lh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