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PC 등 영상단말기 사용이 늘어나 눈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건조한 실내에서 장시간 영상단말기를 사용하면 안구건조증에 걸리기 쉽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주 눈을 깜빡거리는 것이 좋다. 또 인공눈물을 주입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사진제공|대한안과학회
■ 디지털기기가 당신의 눈을 습격한다| 안구건조증
화면 보고 있으면 눈 깜박임 횟수 감소
눈물 증발량 증가, 영구 시력저하 야기
50분마다 10분씩 먼 곳 바라봐야 예방
눈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스마트폰, 컴퓨터 등 영상단말기 사용 증가로 ‘VDT(Visual Display Terminal) 증후군’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VDT증후군은 손목, 거북목, 근막통증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지만 단말기에 직접 노출되는 눈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 VDT증후군의 대표적인 3대 안질환은 안구건조증과 조절장애, 망막변성이다. 11월11일은 대한안과학회가 정한 ‘눈의 날’. ‘눈의 날’을 맞아 VDT증후군 관련 안질환의 예방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 10년 새 안구건조증 환자 2배 증가
VDT증후군의 대표적인 안질환은 안구건조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안구건조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 수가 97만명에서 214만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10대 청소년 환자의 증가율은 195%, 30∼40대 환자 증가율은 207%나 늘었다.
VDT 안구건조증은 주로 건조한 실내에서 영상 단말기를 장시간 사용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감소하고 눈을 크게 떠서 눈물의 증발이 정상보다 증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1분에 눈을 깜빡이는 횟수는 휴식 때 20회, 독서 때 10회인 반면 VDT작업 땐 8회로 현저하게 줄었다. 또 정상 눈물막이 유지되는 시간도 휴식 때 11.5초에서 VDT작업 시 6.1초로 약 절반 정도 감소했다.
해외의 연구결과 VDT 안구건조증은 여성에게 더 빈번하게 발생하며 VDT작업자 중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위험은 하루 4시간 이상 VDT를 사용하거나(1.68배), 콘텍트렌즈를 착용(3.91배)하는 경우 특히 증가했다.
● 안구건조증 방치하면 영구 시력저하 야기
안구건조증의 원인은 눈물 결핍과 눈물막 증발 증가다. VDT 사용자에게서 안구건조증이 많은 것은 VDT 사용 중 눈 깜빡임 수가 떨어지고 눈을 크게 떠서 눈물의 증발이 증가되고 눈물샘으로부터 눈물분비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실제 정상인의 눈 깜빡임 횟수 1분에 남자 22.7±11.4회, 여자 25.6±12.3회인 반면 VDT 작업 중에는 8.29 ±4.15회로 감소했다.
VDT 안구건조증 환자들은 비눗물이 들어간 듯한 작열감, 콕콕 찌르는 아픔, 이물감과 뻑뻑함, 쓰라림과 눈부심을 호소한다. 안구건조증을 방치하면 유두결막염으로 발전해 빛에 매우 민감해지고 안구 충혈이나 통증으로 눈을 잘 뜰 수 없게 된다. 심하면 각막혼탁을 유발해 영구적인 시력저하를 야기할 수도 있다.
● 실내습도 60% 유지하고 자주 눈 깜빡거려야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독서, TV시청, 컴퓨터 작업 때 적절한 휴식과 자주 눈을 깜빡이는 것이 좋다. 또 실내 습도는 60% 전후로 유지하고 하루 3회 이상 환기를 시킨다. 하루 8∼10컵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고 눈이 피로할 땐 스팀타월로 마사지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 식이요법으로는 비타민 A가 들어있는 식품(푸른잎 채소, 달걀노른자, 녹황색 야채)과 오메가3 지방이 많은 참치 정어리 등의 생선을 섭취하면 효과가 있다. 약물요법으로는 인공눈물과 뮤신생성 촉진제, 항염증 치료제(스테로이드 안약)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대한안과학회 김만수 이사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은 “오래전부터 선진국에서는 VDT증후군을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하과 국민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오고 있다”며 “VDT로 인한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해서는 50분 VDT 작업후 10분 이상 눈을 쉬게 해주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