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흡연이 음주보다 더 위험”

강북삼성병원 3만여명 분석

흡연량 많으면 발병위험 2배

대장암에 음주보다 흡연이 더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흔한 암으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대장암 발병률은 10만 명당 45명으로 전 세계 1위다. 정윤숙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10~2011년 건강검진센터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은 무증상의 30세 이상 3만1714명을 대상으로 흡연량과 음주량이 대장암 발생에 미치는 상관성을 조사한 결과, 흡연량이 많으면 대장암 위험도가 2배 가까이 높아졌지만, 음주량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흡연자의 흡연량을 하루 1갑씩을 기준으로 2.5년치, 2.51∼5.60년치, 5.61∼9년치, 9.01∼13년치, 13.01∼19.50년치, 19.51년치 이상으로 나눠 비흡연자와 대장암 위험도를 비교했다. 이 결과 흡연량별 대장암 위험도는 2.5년치 1.02배, 2.51∼5.60년치 1.19배, 5.61∼9년치 1.35배, 9.01∼13년치 1.53배, 13.01∼19.50년치 1.63배, 19.51년치 이상 2.03배 등으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흡연 자체가 대장암의 위험요인일 뿐만 아니라 흡연량이 더 많을수록 대장암 위험도가 크게 높아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 대상자 중 상당수가 중년에 속하는 30∼50대여서 대장암 예방 차원에서 흡연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상관성을 함께 분석한 음주량은 대장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앞선 연구 결과를 봐도 흡연은 대장암의 위험요인으로 꾸준히 지목되고 있지만, 음주량은 논문마다 그 상관성을 두고 결과가 다르다”면서 “대장암 예방 차원에서라도 담배는 반드시 끊고, 음주는 과도한 수준을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위장·간장학’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