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Why] 안구건조증 방치하면 안되는 이유
눈 깜박여야 눈물 증발 막아…
스마트폰·TV 오래 보지 말고
증상 생긴 즉시 치료 받아야
눈은 항상 눈물로 덮여 촉촉하게 유지돼야 한다. 어떤 이유에서건 눈 표면의 눈물이 부족해지면 눈이 뻑뻑한 느낌이 들고, 따갑거나 충혈되는 등 여러 문제가 생긴다. 이를 안구건조증이라 하는데, 우리나라 대도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90%가 “안구건조증을 경험했다”고 답했을 정도로 흔했다.
대기가 갑자기 건조해지는 가을에 안구건조증을 많이 호소하지만, 정작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거나 치료하려는 사람은 드물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현준영 교수는 “안구건조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는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안구건조증이 왜 생기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를 알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을 방치하면 각막이 손상되거나 심한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드물지만, 안구건조증 때문에 시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송준영 기자
◇안구건조증 방치하면 안되는 이유
눈이 건조해지면 그 즉시 눈에 증상이 나타난다.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이 느껴지고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하얀 막이 낀 것처럼 앞이 뿌옇게 보이고 ▲눈이 자주 충혈되고 ▲눈알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고 ▲눈이 시리고 ▲분비물이 많이 생기고 ▲눈 주변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지는 식이다. 현준영 교수는 “안구건조증은 증상이 워낙 다양하고, 시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방치하면 일상생활을 하기가 불편해진다”며 “증상이 생겼을 때 즉시 치료해야 각막이 손상되고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을 방치하면 증세가 점점 심해지고, 만성화된다. 그러면 치료가 잘 안 되고, 드물게는 각막 손상 탓에 시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충혈의 경우 수년간 방치하면 미세혈관이 사방으로 뻗어나가고 혈관 직경이 굵어져 깨끗한 눈을 되찾기 어려워진다.
◇콘택트렌즈 끼거나, 스마트폰 오래 보면 악화
안구건조증은 ▲눈물샘에서 분비되는 눈물의 양이 줄거나 ▲눈의 표면에서 증발하는 눈물의 양이 많거나 ▲코로 빠져나가는 눈물의 양이 많으면 생긴다. 여기에는 여러 생활습관이나 질병 등이 영향을 끼친다. 류마티스질환, 당뇨병, 비타민A 결핍증, 갑상선질환이 있으면 눈물이 잘 생성되지 않는다. 콘택트렌즈를 껴도 눈물이 적게 나온다.
스마트폰이나 TV 등을 오래 보는 것은 눈물 증발에 영향을 끼친다. 한 곳을 집중해서 오랫동안 바라보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든다. 눈을 자주 깜빡여야만 지방 성분이 눈 표면에 적당히 묻는데, 지방 성분이 부족하면 눈물이 과도하게 증발해버린다. 만성결막염이 있으면 수분을 결막에 붙잡아두지 못 해, 눈물이 눈물관을 통해 코로 흘러내려 가게 된다.
◇안구건조증 단계별 치료해야
질병의 단계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현 교수는 “뻑뻑함·이물감 같은 눈 자극 증세가 하루 이틀 사이에 서너 번 생기면 1단계로, 안구건조증 환자의 절반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때는 수분 섭취량을 늘리거나 인공눈물을 넣으면 완화된다. 안구건조증 환자의 30%는 눈 자극 증세가 하루에 4~5회 나타나는 2단계다. 하루에 여러 번 넣어도 상관 없는 무방부제 인공눈물을 증상이 있을 때마다 넣어야 한다. 오메가3나 감마리놀렌산을 섭취하면 눈물막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되며, 눈꺼풀에 염증이 있으면 항생제를 복용한다.
하루 종일 눈 자극 증세를 겪는다면 3단계다. 전체 환자의 20% 내외이다. 각막 중심부가 손상될 위험이 있으므로 자가혈청 안약을 쓰거나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눈물이 코로 빠져 나가지 않게 하는 수술을 받기도 한다. 1% 정도의 환자는 눈꺼풀과 결막 등이 서로 들러붙어 결막에 영구적인 상처가 남는 4단계다. 각막이식 수술이 필요하며, 전신성 소염제를 투여한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