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봤다가 생명 위협하는 골절사고…노인들 더 위험

골절사고를 당한 노인을 구조 중인 119구급대 대원들./ⓒ News1

선선해진 날씨 덕분에 운동을 하거나 단풍놀이를 위해 야외로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을의 풍요로움을 즐기는 요즘이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나들이가 악몽으로 바뀌는 건 순식간이다.

특히 근력이 약하고 반사 기능이 떨어지는 노인들은 자칫 건강을 잃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형외과 오종건 교수와 함께 골절사고에 대해 알아본다.

골절사고는 노인들에게 특히 위험하다. 젊은 사람들보다 쉽게 넘어지고, 골다공증 증상으로 인해 뼈가 약해져 엉덩방아만 찧어도 쉽게 다친다.

이런 노인 골절의 발생 횟수는 다른 질병보다 높으며 심장 질환의 2배, 뇌졸중보다 6배가량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노인인구가 급속히 늘면서 골절사고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노인 골절은 다친 부위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 대체로 손목과 척추, 엉덩이 뼈(고관절) 골절이 많이 발생한다.

손목 골절은 대부분 수술 없이 석고로 고정하는 치료를 한다. 증상이 심하면 금속판으로 고정하는 수술을 택한다. 척추골절도 2~3주간 누워서 안정을 취하고 약물요법을 쓰면 치료가 잘 이뤄진다.

심각한 건 바로 엉덩이뼈이다. 엉덩이뼈 골절은 크게 전자간부와 대퇴 경부 골절로 나뉜다.

엉덩이뼈를 다치면 매우 아파 앉는 것이 어렵고 누워서 몸을 이리저리 돌리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엉덩이에 욕창이 생기고, 변비·식욕 저하로 인한 영양실조, 폐렴 등이 추가로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 놓인 노인의 30% 정도는 수개월 내 사망하고 생존하더라도 환자와 가족들이 큰 고통을 겪는다. 심각한 장애가 생겨 휠체어에 의존하거나 누워서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근력 운동은 효과 만점 예방법

만약 엉덩이뼈에 골절이 생기면 최대한 빨리 수술을 통해 골절 부위를 고정해야 한다.

엉덩방아를 찧은 노인이 많이 아파하고 일어서지 못하면 방치하지 말고 빨리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복지관에서 운동 중인 할머니들./ⓒ News1

골절 부위를 금속으로 고정한 후 몸이 안정되면 심한 통증이 사라지므로 일어나 앉고 며칠 내 보행 훈련이 가능해진다.

가장 중요한 건 예방이다. 실내에서는 조명을 밝게 해 사고 위험을 줄이고 무리한 움직임은 자제하는 게 좋다.

미끄러질 수 있는 복도나 바닥에는 카펫을 깔거나 미끄럼 방지용 바닥 깔개를 깔아둔다.

겨울이 되면 도로가 미끄러워져 외출을 자제하거나 주의를 기울인다. 길을 걸을 때 장갑을 끼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도록 주의한다.

넘어졌을 때를 대비해 움직임이 불편한 옷은 가급적 입지 않는다. 예후를 치명적으로 몰고 가는 골다공증 예방도 신경 쓸 부분이다.

평소 정기적인 칼슘 섭취를 통해 이를 예방해야 한다. 불안정한 걸음걸이도 골절이 발생하는 원인이다.

오종건 교수는 “걸음걸이가 불안정하다면 관절염이나 허리 통증, 척추이상 등이 원인”이라며 “근력 운동은 건강을 유지하고 골절사고를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