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 바르는 빨간약, 갑상선 질환자 쓰면 안돼

가정상비약 부작용
요오드가 갑상선 호르몬 이상 유발… 임부는 태아에 영향
복합마데카솔, 스테로이드 함유… 8일 이상 바르면 안 돼
‘빨간약’으로 알려진 포비돈요오드액이나, 물파스 등은 집에 하나씩 구비해두는 ‘가정상비약’이다. 가정상비약은 부작용이 적거나 성분이 순하다는 생각에 손쉽게 사용한다. 그러나 가정상비약이라고 해도 오·남용하면 구토·복통은 물론 호흡곤란·갑상선 기능 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최경숙 약무팀장은 “30개월 미만의 영유아가 사용하면 안 되거나, 일주일 이상 연속해 사용하면 안 되는 등 부작용이 큰 가정상비약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정상비약의 부작용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가정상비약이라고 해도 오·남용하면 호흡 곤란·갑상성 기능 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바르는 약

▷포비돈요오드액=상처가 났을 때 흔히 사용하는 소독약이지만,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과 임부(妊婦)는 사용하면 안 된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원료가 되는데, 피부로 흡수되면 갑상선 호르몬의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최경숙 약무팀장은 “건강한 사람은 몸에 요오드가 많이 들어와도 갑상선 기능을 조절할 수 있지만,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조절이 잘 안돼 호르몬이 교란되면서 갑상선 질환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임부가 요오드액을 사용하면 흡수된 요오드가 태반 벽을 통해 들어가 태아의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파스·버물리=모기에 물린 영유아에게 물파스·버물리를 발라주기도 하지만, 30개월 미만 영유아에게는 사용을 피해야 한다. 물파스와 버물리에는 각각 ‘클로르페니라민’ ‘디펜히드라민염산염’이란 성분이 들어가 있는데, 이 성분은 성인에 비해 체표면적이 작은 영유아에게 경련과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복합마데카솔=상처 치유를 위해 흔히 쓰는 연고지만, 8일 이상 장기간 사용하면 오히려 가려움·부기·물집이 생길 수 있다. 복합마데카솔에 들어있는 스테로이드 성분인 ‘초산히드로코티손’ 때문이다. 중앙대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바르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단기간 사용하면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간 계속 사용하면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먹는 약

▷겔포스=위액 분비를 억제해 역류성식도염이 있는 사람들이 매일 먹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겔포스와 같은 제산제를 매일 먹으면 설사·변비 같은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높다. 겔포스에 든 ‘수산화마그네슘’ ‘인산알루미늄겔’ 때문이다. 마그네슘 성분은 설사를, 알루미늄겔 성분은 변비를 유발한다. 최경숙 약무팀장은 “겔포스는 두 성분을 모두 함유하고 있어 설사나 변비 모두 나타날 수 있다”며 “먹은 뒤 설사·변비가 나타난다면 복용을 중단하고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파활명수=소화가 안될 때 흔히 먹는 알파활명수의 경우 의식저하나 졸림 등 신경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메토클로프라미드’ 성분이 함유돼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에 따르면 메토클로프라미드 성분을 소아에게 투여하거나, 장기간 투여하면 급성 신경계 부작용이 일어날 위험이 높아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12개월 미만 영아에게 메토클로프라미드 성분이 있는 약을 금지하고 있으며, 12개월 이상 유아 및 성인에게는 5일 이상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붙이는 약

▷케토톱=퇴행성관절염 증상에 쓰는 케토톱을 붙이고 있다면 반드시 선글라스·모자·자외선차단제 등으로 자외선을 피해야 한다. 케토톱의 주 성분인 ‘케토프로펜’은 햇빛에 민감해, 사용 시 자외선에 노출되면 광(光)과민성 질환을 유발한다. 광과민성 질환이 나타나면 전신에 피부발진과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냄새 없는 파스=천식 환자는 냄새 없는 파스를 조심해야 한다.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플루르비프로펜’이 주성분인 파스(비펜카타플라스마·그날엔플라스타 등)를 천식 환자가 붙이면 호흡곤란 등 발작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sj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