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고등학생이 된 박모(남·17)군은 반에서 중간정도 되던 키가 1년 사이에 갑자기 20cm나 자라 188cm가 됐다. 요즘에는 워낙 큰 키를 선호하는 터라 좋기만 하던 박군은 최근 가슴 부위의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증상이 심해져 부모님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단순한 감기나 근육통 정도로 예상하고 갔지만 뜻밖에 ‘기흉’이라는 진단을 받게 돼 당황스럽기만 하다.
기흉이란 폐와 흉곽 사이의 공기가 차있지 않는 공간인 흉막강이라는 곳에 공기가 찬 질환을 말한다. 이는 폐의 일부분이 약해지면서 허파 표면에 작은 풍선 같은 폐 기포들이 형성돼 있다가 터져 폐 속에 있어야할 공기가 흉막강 내로 흘러나와 발생하게 된다.
외사성 기흉은 외상 및 병원에서 폐암의 정밀 진단을 위한 조직 검사 등에 의해 발생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자연 기흉은 외상 등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되는 기흉으로 폐 질환 없이 생기는 일차성 기흉과 비활동성 결핵 등의 폐 질환으로 생기는 이차성 기흉이 있다.
흉막강에 공기가 차면 그 양만큼 폐의 용적이 줄어들고 심한 경우 숨이 가쁘게 된다. 이때 기흉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으로 가슴 부위 통증과 기침, 호흡곤란을 꼽을 수 있다.
주로 가슴 통증을 많이 느끼는데 만약 등에 담이 들었다거나 숨 쉴 때마다 가슴이 찌르는 듯 아프다면 기흉을 의심해봐야 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흉부외과 홍기표 교수는 “기흉으로 인해 수술을 받는 경우는 수술이 아닌 치료방법으로 치료되지 않는 경우나 재발의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 수술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기흉이 발생한 경우에는 높은 농도의 산소를 마시거나 가슴에 관을 꽂아서 치료하는 등 수술이 아닌 방법으로 치료하다가 기흉이 치료되지 않고 입원기간이 길어지면 수술을 고려한다. 또한 기흉이 재발한 경우나 잠수부, 비행기 조종사 등 직업적으로 기흉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환자는 수술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기흉은 증세가 없고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는 고산소를 흡입하면서 기흉의 자연흡수를 도모하지만 증상이 있고 기흉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흉관삽관술을 시행하여 폐를 누르고 있는 공기를 관을 통해 밖으로 빼낸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흉을 예방하기 위한 특별한 요령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흡연에 노출될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기흉 발생율이 20배 정도 더 높으므로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