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개수 부족한 ‘무치증’, 부정교합 부른다

주부 안모(39)씨는 10살 된 딸 서윤이의 구강검진을 위해 치과에 방문했다가 ‘무치증’이라는 생소한 말을 듣게 됐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무치증은 치아의 개수가 정상보다 부족한 상태를 말하는데, 서윤이의 경우 아래쪽 일부 유치의 후속 영구치(젖니가 빠진 뒤에 나는 이)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럴 경우 턱 뼈의 성장이 끝날 때까지 유치를 오랫동안 사용한 다음 성인이 되면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

안 씨는 딸아이가 평소 통증이나 다른 불편감은 표현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모른 채 유치를 발치시켰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자 아찔해졌다. 무치증의 경우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은지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치과 이경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영구치 결손 여부 육안으로 확인 어려워…만 6세 이후 X-RAY촬영 권장

치아는 사랑니를 제외하고 총 28개의 영구치로 구성돼 있는데, 영구치가 정상적인 개수보다 적은 경우를 무치증이라고 한다. 대부분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많이 발생되며,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임신 중 유전자의 이상 등으로 인해 치배 즉 치아를 만드는 싹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치증은 모든 치아가 없는 ‘선천적 무치증’과 특정 부위 몇 개의 치아가 결손된 ‘부분적 무치증’으로 나뉜다.

선천적 무치증은 유전성 외배엽 이형성증이나 다운증후군과 같은 유전질환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고 부분적 무치증은 유치가 빠진 이후 영구치가 해당 부위에서 자라나지 않는 케이스가 많다. 대부분 사랑니(제3대구치)와 아래 작은 어금니(하악 제2소구치), 위 옆니(상악 측절치)에서 주로 발생된다.

영구치의 결손 여부는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파노라마 X-ray 촬영을 하지 않는 한 무치증이어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올 차례인데 나오지 않는다면 무치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무치증의 경우 영구치가 나오지 않아 주변 치아들이 빈 공간으로 기울어져 치열이 고르지 못하게 되고 맞물리는 치아가 결손 부위의 빈 공간으로 내려오거나 솟아오르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이를 방치하면 씹는 기능에 장애가 생기며 이는 영양 섭취, 잇몸뼈 발육, 부정교합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발음장애나 얼굴 형태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어 심미적인 문제와 관련한 정서적인 장애까지도 유발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만 6세 이후 파노라마 X-ray 촬영을 통해 영구치가 제대로 자라나오고 있는지, 영구치의 결손은 없는지 검진이 필요하다.

◆ 18세 이전 간격 유지 장치로 치아 관리

무치증의 경우 임플란트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경우에는 턱 뼈의 성장이 끝난 18세 이후 임플란트를 할 수 있으며 그 전에는 유치가 빠진 자리의 공간을 유지해 주는 간격 유지 장치를 통해 주변 치아들이 쓰러지거나 쏠리는 현상을 막는 게 바람직하다.

구강관리를 철저히 해 유치를 오랫동안 사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보통 유치는 뿌리가 길지 않아 튼튼하지 못하고 충치에 취약하기 때문에 추후 임플란트를 식립해 비어 있는 공간을 채워주는 것이 좋다.

또한 결손된 부위 양측의 치아를 발치해 보철물로 심는 방법도 있고 때로는 교정치료를 통해 결손된 치아의 공간을 없애주어 보철치료를 하지 않도록 치아를 재배열시키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특히 위 옆니(상악 측절치)의 결손시에는 심미적인 문제점이 크게 작용하는 부위여서 치료 방법 선택시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

헬스팀 김봉수 기자 cs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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