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story] 운동
정형외과 환자의 57% 잘못된 운동으로 부상… 과도한 활성산소도 문제
유통업을 하는 김모(63)씨는 3년 전부터 집 근처 헬스클럽을 다녔다. 1주일에 3~5회 헬스클럽에 가서 가벼운 근육 운동과 트레드밀 걷기를 했다. 전체 운동 시간의 70% 정도(1시간)는 트레드밀 걷기에 할애했다. 1년 전 쯤 트레드밀을 걷는 도중 오른쪽 발목이 찌릿찌릿했지만 김씨는 ‘체중 때문에 발목이 아픈 것’이라고 가볍게 여겼다. 그런데 최근 한라산 등반 중 미끄러운 돌을 밟아 발목이 접질렸다.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1년 전 생겼던 발목 관절염이 낫지 않고 있다가 악화된 것이다. 김씨는 결국 발목에 쇠를 박는 수술을 했다. 김씨는 “처음 발목이 아팠을 때 운동을 중단했거나 주의를 좀 더 기울였다면 수술까지는 안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체력이나 건강 상태에 맞지 않는 운동은 건강을 해친다.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맞지 않은 운동을 하고 있어, 운동 부상 환자는 매년 늘고 있다. /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김충민 기자, 촬영 협조=펜타클 휘트니스
회사원 이모(50)씨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 4개월 전부터 헬스클럽에서 고정식 자전거를 탔다. 운동 효과를 빨리 보겠다는 욕심에 하루에 4시간씩 매일 자전거를 탔다. 그런데 최근 무릎 통증이 심해졌다. 의사는 “무릎에 무리가 가 무릎뼈가 어긋나고 염증까지 생겼다”는 진단을 내렸다.
김씨나 이씨처럼 건강을 위해 운동을 했다가 오히려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하정구 교수는 “무릎 통증으로 우리 병원을 찾는 20~50대 환자의 60%는 나쁜 운동방법 때문에 통증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김충민 기자, 촬영 협조=펜타클 휘트니스
2007년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자료에 따르면, 환자의 57%가 운동을 하다가 다쳐서 병원을 찾았다. 과격한 운동으로 인한 부상도 늘고 있다. 전문적인 운동선수에게 많은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 부상은 4년 새(2009~2013년) 66.8%가 증가했고, 마라톤 선수에게 많은 족저근막염은 4년 새(2008~2012년) 2배 넘게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이처럼 건강 증진을 위해 하는 운동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되는 이유는 자신의 체력에 맞지 않는 강도로 운동을 하거나, 운동 방법이 틀렸기 때문이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은 “한국인은 땀만 뻘뻘 흘리면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무리해서 운동 효과는 거두지 못한 채 병만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연구소의 아오야기 유키토시 박사는 “65세 이상은 마라톤·수영이나 근육운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과도한 활성산소로 인해 노화가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져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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