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와 같아라’라는 말처럼 풍요로움과 여유를 즐기는 추석이다. 하지만 만성질환자는 괴롭다. 푸짐한 명절음식을 손이 가는 대로 다 먹었다간 몸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평소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꾸준히 잘하던 사람도 명절에는 소홀해지기 쉽다. 한 번 깨진 생체리듬은 회복하는데 몇 배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의 경우 명절음식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이상열 교수의 도움말로 명절음식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봤다.
▲당뇨환자…탄수화물, 고당도 과일은 피해야
명절음식은 기름에 볶거나 튀기는 경우가 많아 열량이 예상보다 높다. 1인분 기준으로 잡채는 200~250칼로리, 갈비찜 한 토막은 150칼로리, 전 1쪽은 100칼로리이며, 기름을 둘러 조리한 나물 1인분도 140칼로리 정도다. 성인남성의 하루 권장 열량이 2500칼로리, 성인 여성이 2000칼로리인 것을 감안하면 일반인이라 해도 적정 열량을 섭취하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음식들은 몸에서 중성지방을 증가시켜 혈당이나 혈압조절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당뇨환자는 떡, 밥, 국수, 튀김, 한과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과 당도 높은 과일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체내에서 빠르게 단순 당으로 대사돼 혈당이 급격히 올라간다. 또 잉여 영양분이 지방 형태로 축적돼 혈당조절에 악영향을 준다. 명절이라도 식이조절을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다.
과일은 1회 적정 섭취량이 50칼로리로 사과나 배 기준 1/3쪽, 귤로는 1개에 해당한다. 하지만 같은 양이라도 과일마다 실제 혈당 상승효과에 차이가 있다. 복숭아, 포도, 감보다는 사과, 배 같은 혈당을 덜 올리는 과일을 골라 먹는 것이 좋다. 고단백 음식인 콩, 두부, 기름이 튀기지 않은 생선, 나물 등은 섭취해도 좋은 음식이다.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이상열 교수는 “평소 혈당관리를 잘 하던 환자들도 명절 이후에 상태가 악화되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당뇨환자는 꾸준한 식이조절만이 병을 다스리는 최고의 치료법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혈압환자…과식은 금물, 저염식·절주는 필수
고혈압은 혈액이 흐를 때 혈관 벽에 나타나는 압력이 높은 상태다. 각종 합병증을 일으키고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평소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식하면 혈압이 오를 우려가 있고 콜레스테롤은 고혈압을 진행시켜 주의해야한다.
고혈압 환자 역시 과음, 과식을 피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식하게 되면 혈압이 높아지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해 고혈압을 진행하게 한다. 나트륨, 술, 담배, 커피 등은 고혈압환자에게 매우 나쁘다. 가정에서는 음식을 할 때 가급적 싱겁게 먹고 지방 함량을 줄이기 위해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만성콩팥병환자…소식으로 몸속 노폐물 줄여야
콩팥병환자는 콩팥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단백질과 나트륨이 적은 음식으로 소식하면서 식이조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식을 통해 노폐물을 줄이는 것은 치료 과정과도 같다.
또 만성콩팥병에 좋지 않는 것이 ‘칼륨’이다. 혈액 투석을 받는다면 칼륨이 많이 포함된 과일만 섭취해도 고칼륨혈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감각이상, 반사저하, 호흡부전, 부정맥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평소보다 짜고 단 명절음식은 자칫하면 만성콩팥병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명절 기간 동안에도 꾸준히 지켜온 식생활 리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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