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자세로 꾸준히 행한다면 걷기는 다양한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신이 내린 운동’이다.
22.걷기(끝)
심폐기능 향상시키고 체지방·스트레스 감소
당뇨·고혈압·고지혈병·심장질환 등도 예방
걷기자세 가슴 펴서 목·등·허리·척추 곧게
양발 끝은 11자…시선 15∼20m 전방 주시
현대인들은 아직도 바쁘다. 운동에 규칙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 대부분은 그 이유로 운동시간을 내기가 힘들다는 핑계를 댄다. 한국인들의 운동참여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독일을 비롯한 스포츠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은 걷기, 등산, 웨이트트레이닝, 축구 등이며, 향후 참여희망 종목으로는 수영, 등산, 요가, 웨이트트레이닝 등이라는 결과가 있다. 걷기는 이처럼 일반인이 가장 선호하는 운동이다. 등산 또한 걷기의 발전된 단계다. 그만큼 걷기에 대한 관심이 크다.
● 기본 움직임인 걷기의 재조명
걷기 자세를 자세히 살펴보면 인간의 기본 움직임인 동시에 운동의 기본인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은 걸음을 시작으로 자유로운 공간이동을 통해 독립활동이 가능하다. 달리기 또한 걷기를 통해 이뤄진다. 젊을 때는 달리기를 선호하지만, 나이가 들거나 몸이 약해지면 다시 걷기로 돌아오게 된다. 노인들의 행동 목표는 빨리 움직이는 것보다 안전하게 스스로 이동하고 남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다. 따라서 걷기는 모든 연령의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활동이라 볼 수 있다.
최근 걷기 열풍이 불면서 남녀노소 열심히 걷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주변의 공원이나 아파트 등지에서도 걷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걷기 열풍은 걷기 환경 개선과도 무관하지 않다. 정부는 자전거도로와 더불어 걷기도로를 만들었고, 수명이 다된 고가도로를 걷기도로로 만들었다. 또 둘레길, 하천 주변 고수부지 길, 공원 둘레길 등 주민들의 걷기 환경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둘레길 등 걷기운동 환경을 조성한 아파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아졌다.
걷기가 생각보다 운동효과가 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혼자 또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열심히 걷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예전에는 걷기의 운동강도가 약해 운동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막연하게 추측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걷기운동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알려지면서 참여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걷기와 달리기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속도의 차이로 인식하기 쉽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달리기, 상대적으로 느린 움직임은 걷기로 간주한다. 그러나 이것은 명확한 기준이 될 수 없다. 느린 달리기가 있는 반면, 빠른 걷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걷기와 달리기의 가장 큰 차이를 살펴보면, 걷기는 신체가 이동할 때 한발이 축을 이뤄 반드시 땅에 닿아있어야 한다. 걷기 중 가장 빠른 경보가 우리들이 보기에 재미있는 폼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발이 동시에 공중에 뜨는 시점이 존재하면 달리기다. 그래서 경보선수들은 빨리 가고는 싶고, 달릴 수는 없어서 달리기와 걷기 사이에서 고민하며 힘든 레이스를 감내한다.
● 걷기로 얻을 수 있는 운동효과
걷기운동을 꾸준히 하면 다음과 같은 운동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①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고 심장질환을 예방한다. ②유산소운동으로 체지방 감소에 효과적이고, 당뇨, 고혈압, 고지혈병 등 생활습관병을 예방할 수 있다. ③지속적인 뼈 자극으로 골밀도를 유지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해준다. ④스트레스, 불안감, 우울증을 감소시켜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⑤면역력 증가에 효과적이다. ⑥기억 및 학습능력에 영향을 주는 인지속도가 증가하고, 좌·우뇌의 불균형 개선으로 건망증에 도움이 된다. ⑦치매를 예방해주며 창의력을 향상시켜준다.
이처럼 걷기는 운동효과 외에 정신건강에도 큰 도움을 주는 신이 내린 축복 어린 활동이다. 가장 안전하고 쉬운 운동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준비물 없이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단, 올바른 자세로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색을 위해선 지나치게 빨리 걷기보다는 천천히 걷기를 권장한다. 자신의 신체리듬에 맞춰 여유롭게 걸으면 된다.
기본적이고 중요한 걷기방법을 간단히 제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가슴을 펴서 목, 등, 허리, 척추를 바로 편 자세여야 한다. 양 발 끝은 11자를 유지하고, 시선은 아래를 보지 말고, 15∼20m 전방을 주시한다. 발은 뒤꿈치, 발바닥, 앞꿈치, 엄지발가락 순으로 닿으면서 걷는다. 양팔은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들며 어깨가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도록 한다. 호흡은 움직임에 맞게 자연스럽게 실시하며 보폭은 평상시보다 약간 크게 걷기를 권장한다. 걷는 동안 뒷무릎은 쭉 폈다가 자연스럽게 굽히는 것이 좋다.
잘 걷는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만, 잘못된 걷기자세는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주변에 찾아보면 걷기교육을 무료로 잘 해주는 곳이 많다. 건강 걷기운동 방법으로 초보자들은 운동강도가 30∼40% 수준인 완보나 산보로 걷기를 시작하다가 적응되면 점차 운동강도를 높여 속보, 급보로 전진시키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10분에서 30∼60분까지 점차 시간을 늘려나가면 좋다. 1주일에 3일 정도에서 빈도를 주당 5∼6회로 늘리는 방법이 괜찮다. 창의력을 높이거나 사색을 위해 속도는 높이지 말고 천천히 꾸준히 걷는다. 이제 제법 가을이다. 행복해지고자 한다면 지금 당장 집 밖으로 나가 걸어보자!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성봉주 박사
스포츠동아·한국스포츠개발원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