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게 먹으면 눈건강도 해친다…백내장 위험 1.3배↑”

가천대 황인철 교수팀, 백내장 환자 2천687명 분석결과…”50대 이상이 더 취약”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평소 짜게 먹는 식습관이 대표적 안과질환인 백내장 발병 위험을 1.3배가량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져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보이고 시력이 서서히 나빠지는 질환이다. 수정체의 굴절률이 증가하면서 근시상태가 되는 게 일반적이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황인철 교수팀은 강북삼성병원, 서울대병원, 연세의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만2천693명 중 백내장 환자 2천687명과 백내장이 없는 1만6명을 대상으로 짜게 먹는 식습관과 백내장 발병의 상관성을 비교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금까지 짜게 먹는 식습관과 관련된 안과질환으로는 녹내장이 꼽혔다. 녹내장은 안압의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긴다는 질환인데, 짜게 먹는 식습관 등이 혈압을 높여 안압 상승에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짜게 먹는 식습관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백내장도 그 상관성이 관찰됐다.

특히 이런 경향은 50세 이상 연령대에서 더 두드러졌다. 50세 이상 연령은 그 자체만으로도 백내장 위험을 15.3배나 높이는 요인이었으며, 다른 변수를 배제한 채 짜게 먹는 정도에 따라 50세 이상 백내장 환자를 4개 그룹을 나눴을 때도 최하위그룹보다 최상위그룹의 백내장 위험도가 1.1배 더 상승했다.

연구팀은 짜게 먹는 식습관이 안구 내 전해질의 불균형을 유발하면서 안구가 혼탁해지는 백내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더욱이 50대 이상에서는 미각이 둔화하면서 짜게 먹는 식습관과 백내장의 상관성이 더 커진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황인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변으로 배출되는 나트륨의 양을 통해 실제 섭취하는 소금의 양을 추정함으로써 기존 설문조사 방식의 연구보다 신뢰성을 높였다”면서 “짜게 먹는 식생활 습관이 백내장과 녹내장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평상시 저염식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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