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 초점 풀렸거나 밝은 빛에 찡그린다면 사시 의심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병규기자 두 눈이 정렬되지 않는 시력 장애인 ‘사시(斜視) 환자 10명 중 8~9명은 1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시는 소아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시력 발달 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에 따르면 작년 사시(질병코드 H50.0~H50.9)로 인한 진료 인원은 13만4천597명으로 이 중 84.9%인 11만4천332명은 10대 이하였다.
9세 이하의 소아가 58.2%, 10대가 26.7%를 각각 차지했으며 20대 이상은 15.1%뿐이었다.
인구 10만명당 진료 인원은 9세 이하가 1천728명이었다. 소아의 1.7%, 즉 소아 60명당 1명이 진료를 받은 셈이다. 10대는 624명으로 전 연령대의 268명보다 2.3배 많았다.
사시는 두 눈이 정렬되지 않고 서로 다른 지점을 바라보는 시력 장애다. 눈동자가 쏠려 있는 방향에 따라 내사시, 상사시, 외사시, 하사시 등으로 나뉜다.
사시는 소아에게서 흔히 나타나는데, 시력이 완성되기 전에 사시가 나타나는 경우 시력발달 장애로 인해 약시가 발생할 수 있어 특히 주의가 요망된다.
출생 직후 나타나는 영아사시의 경우 생후 4~5개월께부터 수술이 가능하며 늦어도 2세 이전에는 수술을 받아야 효과적이다.
김혜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안과) 교수는 “사시는 국내 소아의 2%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사시를 방치하면 사물의 입체감을 느끼는 기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며 사춘기 청소년은 외관상의 이유로 심리적 위축을 겪을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 눈의 초점이 풀려 보이는 경우나 밝은 빛을 보면 한 눈을 찡그리는 증상을 보이거나 눈의 피로나 두통을 호소한다면 사시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사물을 볼 때 머리를 한쪽으로 돌리거나 턱을 치켜드는 행위,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한쪽으로 갸우뚱하게 기울이는 것도 겉으로 나타나는 사시의 증상 중 하나다.
성인에게는 뇌신경 마비에 의해 사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갑상선질환, 안와질환으로 외안근(안구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근육)에 이상이 생겼을 때, 근무력증(신경전달 근육 이상) 같은 전신질환이 발생할 때 사시 발생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보정용 프리즘 안경을 착용하거나 수술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전신적인 검사를 통해 원인이 되는 질환을 약물치료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