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뇌졸중, 폭염 후 환절기가 더 위험하다

▲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폭염에 혈관 큰 스트레스 받아
일교차 크면 뇌혈관 수축 폭 커

▲ 신체 한 쪽 힘 빠지고 무감각 등
전조증상 땐 즉시 병원 찾아야

올가을 환절기에는 뇌졸중 위험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극심한 여름 폭염으로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등 상당수 만성질환자들에게 신체의 수분균형 장애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체내 수분균형이 흔들리면 인체의 주요 혈관들은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뇌혈관도 예외는 아니다. 더욱이 혈관 내막에 들러붙어 있던 혈전이 쉽게 덜어질 수 있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혈관 수축의 폭이 커지면 뇌졸중의 위험도는 배가된다.

뇌혈관이 막혀 뇌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거나(뇌경색) 혈관 파열로 출혈이 일어나면(뇌출혈) 여러 가지 신경마비 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 이것이 뇌졸중이다. 하나의 병명이라기보다는 증후군을 의미한다. 뇌졸중 증상은 뇌혈관 이상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왼쪽 뇌에 손상이 오면 언어 장애와 더불어 오른쪽에 편마비가 발생하고, 오른쪽 대뇌에 병이 생기면 왼쪽에서 편마비가 나타난다. 또 소뇌에서 일어나면 어지럽고 균형 잡기가 힘들고, 뇌간에 병변이 생기면 뇌신경의 일부가 마비되고 혼수상태에 빠진다.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 의료진이 뇌혈관을 촬영한 자기공명영상(MRI)사진들을 판독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뇌졸중 환자의 일부에서는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라고 하는 일종의 예고 증상이 나타난다. 신체 한쪽에 갑자기 힘이 빠진다거나 감각이 없어지고, 한쪽 눈의 시야가 소실되거나 흐려지고, 말이 잘 안되고 어눌해지고, 갑자기 어지럽고 토하며 한쪽으로 자꾸 쏠리는 듯한 느낌의 증상이 짧게는 몇 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 나타났다가 저절로 회복되기도 한다.

가천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 이영배 소장(신경과 교수)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 주요 생활습관병뿐만 아니라 흡연·과음·복부비만, 선천적 뇌혈관 이상, 혈액응고의 이상질환 같은 위험요인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졸중 발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빨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뇌혈관 장애로 뇌세포가 손상되면 발병 즉시 일부 뇌세포는 괴사(파괴)가 일어나지만 그 주변부의 뇌세포들은 일시적으로 그 기능이 소실되나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혈류량을 올려주면 재생이 가능하다. 뇌경색의 경우 늦어도 4시간30분 이내에 병원에 도착, 뇌졸중 전문의사의 감독 아래 ‘정맥내혈전용해술’을 받으면 막힌 혈관을 뚫어 뇌세포의 손상을 최소로 줄이고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 뇌졸중 치료의 ‘골든 타임’은 발병 후 3시간 이내이다.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뇌졸중은 예방할 수 있는 병이다. 중년기에 접어들면 정기적인 의사의 진찰을 통해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고지혈증 등 위험질환을 일찍 발견해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흡연이나 지나친 음주를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비만이 되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급성기의 고비를 넘긴 환자들은 비록 장애가 남아있다 하더라도 본인의 노력에 따라 회복 정도가 달라진다. 의사, 가족과 함께 재활에 부단히 노력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소장은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뇌동맥류가 커지는 과정에서는 대부분 증상이 없으므로 뇌검진을 받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