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담배 핀다”…친구 흡연자일때 청소년 흡연율 17배 높아져

청소년이 담배를 배우게 되는 이유는 주변 집단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친한 친구가 흡연자이거나 부모와 형제자매가 흡연자일 경우 청소년이 흡연할 확률은 크게 높아졌다.

17일 질병관리본부의 보고서 ‘청소년 흡연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환경적 요인’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결과, 친한 친구가 흡연자일 때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청소년 흡연율은 16.9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담배를 피는 친구집단과 어울리면서 자의반 타의반 흡연을 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가족의 흡연 여부도 청소년 흡연에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 모두가 흡연자일 경우 청소년 흡연율은 17.8%에 달했다. 가족 중 흡연자가 없는 경우의 청소년 흡연율(4.3%)보다 4.1배나 높은 것이다.

형제나 자매 중 흡연자가 있을 때 청소년 흡연율 역시 15.8%로 가족 내 흡연자가 없을 때보다 3.7배 높았다. 또 부모 중 어머니만 흡연자일 경우 13.6%로 조사돼 아버지만 흡연자일 경우의 6.4%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 조사는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7만5000명을 대상으로 익명성 자기 기입식 온라인조사 방법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청소년 흡연율은 남학생 14.0%, 여학생 4.0%였다.

청소년 흡연율은 일반계 고등학교보다 특성화계 고등학교에서, 가정의 경제 수준과 본인의 학업 수준이 낮을수록 높았다.

청소년의 흡연은 음주나 식생활,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음주율이 6.4배, 아침식사 결식률이 1.4배, 우울감 경험률이 1.9배 높았다.

보고서는 “청소년의 흡연에는 또래집단이나 가족구성원의 흡연, 학교 환경 등이 영향을 미친다”며 “청소년 흡연예방·금연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이런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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