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는 무더위와 고된 업무에서 벗어나 재충전을 꿈꾸는 시간이다. 하지만 휴가를 다녀온 사람들이 일상에 복귀한 뒤 오히려 더 큰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8명이 휴가에서 돌아온 후 무기력증, 불면증, 극심한 피로 등으로 직장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중에서도 밤잠을 설치는 불면증은 일상생활에 특히 지장을 초래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부족한 수면이 두통과 피로감을 가져올 뿐 아니라, 면역력을 떨어뜨려 구순염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면증은 밤에 졸려도 잠들기가 어렵거나, 새벽에 일찍 깨서 다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성인 3명 중 1명이 불면증을 경험한 적이 있을 정도로 흔하게 나타난다.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두흠 교수는 17일 “일시적 불면증의 원인은 대개 규칙적인 생활 리듬이 바뀌기 때문”이라며 “휴가 중에는 무리한 일정과 늦은 취침시간, 장시간 운전 등이 평소의 생활 리듬을 흐트러뜨려 불면증이 나타나기 쉽다”고 말했다.
보통 휴가 기간에 맞춰진 생활 리듬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2~3일이면 증상이 사라지지만, 일주일 이상 반복된다면 우울증과 만성피로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
우선 휴가 이전 원래의 수면시간에 맞춰서 생활하려는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 식사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잠들기 전에는 숙면을 위해 혈관과 근육을 자극하지 않도록 따뜻한 물로 샤워하면 도움이 된다. 또한 낮 동안 무리하게 잠을 이기려고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를 많이 마시는 것은 불면증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깐 눈을 붙이는 것이 더 좋다.
휴가를 다녀온 후 1개월 이상 불면증이 지속 된다면 원인을 단순히 여행에서 쌓인 피로에서 찾기보다 건강에 다른 이상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 교수는 “불면증은 하나의 증상이지 질환명이 아니므로 잠들지 못하는 증상이 계속될 경우 검사를 통해 불면증의 원인을 찾고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