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건강에 해로운 습관’[사진 중앙포토]
치아 건강에 해로운 식품들이 화제다.
얼마전 미국의 ABC방송이 소개한 치아 건강에 해로운 음식 중엔 웰빙 식품으로 통하는 것들이 포함돼 있다.
치아 건강에 해로운 식품 첫 번째는 오렌지·레몬 등 감귤류다. 감귤류는 노화의 주범인 유해(활성)산소를 없애는 항(抗)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C가 풍부하다. 비타민 C는 잇몸 안에 있는 콜라겐을 유지시키는 데도 필수적인 영양소다. 하지만 오렌지를 과다 섭취하거나 레몬이 든 물을 많이 마시면 신맛을 내는 산(酸) 성분 탓에 치아의 맨 바깥층인 에나멜(법랑질)이 부식될 수 있다. 2011년 ‘영국영양학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몽주스는 콜라만큼 부식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귤류 주스를 마셨다면 20분 내에 칫솔질을 하는 것이 좋다.
치아 건강에 해로운 식품 두 번째는 식초에 절인 채소다. 역시 산(식초) 성분이 치아에 손상을 주는 것이다. 절인 채소엔 당분도 상당량 들어 있다. 식초에 절인 채소를 먹은 뒤에 치즈를 한 입 먹으면 산성을 중화시킬 수 있다.
치아 건강에 해로운 식품 세 번째는 말린 과일이다. 말린 과일엔 당분이 많이 들어 있다. 치아에 잘 들러붙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음식이 치아에 들러붙으면 입 안에 찌꺼기가 많이 남게 되고 그만큼 세균 감염 가능성이 커진다. 콜라 등 탄산음료보다 끈적끈적한 떡이 치아 건강에 더 해롭다고 평가되는 것은 그래서다. 말린 과일을 먹었다면 물로 입을 헹구거나 20분 내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치아 건강에 해로운 식품 네 번째는 커피다. 커피엔 클로로겐산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지만 치아를 얼룩지게 할 수 있다. 치아가 착색(着色)되면 플라크(치태)가 더 쉽게 만들어진다. 여름철엔 설탕·우유 등을 듬뿍 넣은 ‘다방 커피’나 ‘카페라테’보다 시럽 등 당분을 넣지 않은 아이스커피를 마시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마실 때도 빨대를 이용하는 게 좋다.
삼계탕·추어탕·보신탕 등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여름 음식도 치아 건강에 해로운 식품이다. 국물에 염분·기름이 포함돼 있는데다 뜨거운 국물 자체가 입안 보철물의 마모·변형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여름철 별미인 냉면·오이냉국·미역냉국도 치아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식초(산성)가 든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건강에 유익한 식품을 치아에 유해하다고 해서 안 먹을 수도 없다. 삼계탕·추어탕 같은 음식을 즐겼다면 뜨거운 국물 섭취 뒤 바로 칫솔질을 하는 것이 좋다. 밥을 국에 말기보다는 밥에다 국이나 건더기를 얹어서 먹는 것이 낫다. 냉면·냉국을 먹을 때는 식초를 한두 방울만 첨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면(麵) 씹기를 소홀히 하면 침 분비가 줄어들어 치아가 잘 상한다.
서울대 치대 교수는 “탄산음료는 섭취를 자제하고 마신 뒤엔 칫솔질이 필수”이며 “탄산음료나 커피 대신 보리차·녹차·감잎차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쓴맛을 내는 맥주에도 당분이 들어 있다. 맥주의 원재료인 보리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설탕이 상당량 들어가기 때문이다. 맥주를 즐길 때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안주로 곁들인다.
강동경희대병원 교수는 “술이 알코올이라 구강을 소독해줄 것으로 오인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오히려 잇몸 건강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카페라테나 우유가 든 커피를 마셨다면 물을 마셔 산을 중화시키거나 산을 씻어내는 침이 나오게 하도록 자일리톨 등 무(無)설탕 껌을 씹는 것이 효과적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jstar@joongang.co.kr
‘치아 건강에 해로운 습관’[사진 중앙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