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도약 2015 – 식습관을 바꾸세요](4) 인스턴트 식품을 줄이자

ㆍ소시지 삶고… 국물 남기고… 즉석식품, 똑똑하게 먹어요

▲ 지난해 국내 가공식품 43조1980억원어치 판매… 인스턴트 식품 생산 늘어
당뇨 등 생활습관병부터 암·골다공증까지 위험
성장기 아동·청소년들 잦은 섭취 주의해야

ㄱ마트의 식품 판매 코너. 이곳에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각종 인스턴트 식품이 넘쳐난다. 30여개 품목의 라면·쫄면류와 만두 113가지, 냉동간식 202가지, 튀김류 113가지, 냉장간식 162가지, 햄·김밥재료·어묵 196가지, 냉장면류 135가지….

우리 국민의 식생활이 얼마나 많은 인스턴트 식품에 노출돼 있는지를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현장이다. 굳이 패스트푸드(햄버거, 피자, 닭튀김)를 인스턴트 식품에서 제외한다 하더라도 인스턴트 식품의 홍수 속에서 생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3년 국내에서 판매된 가공식품은 총 43조1980억원어치에 달한다. 2006년 26조934억원보다 크게 늘어났다. 빵·떡류 2조114억원, 면류 2조4779억원, 조미식품 2조5764억원, 음료수 2조60억원 등 인스턴트 식품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인스턴트는 보통 조리가 쉽고 저장이나 보존도 간단하며, 수송·휴대가 편리한 식품을 뜻한다. 일명 즉석식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즉석면류나 통조림, 레토르트(멸균밀봉)·냉동·건조식품이 대표적이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가공식품 모두가 인스턴트 식품은 아니다. 예를 들어 라면은 인스턴트 식품이지만 국수는 일반 가공식품으로 분류한다.

인스턴트 식품은 편리함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ㄱ마트의 즉석 비빔생쫄면 4인분은 6900원이다. 3분짜장(200g) 값은 990원에 불과하다. 한 끼 식사를 1000~2000원 정도에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인스턴트 식품은 과잉 섭취할 경우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기 쉽다. 탄수화물(당류 포함)과 지방(포화지방 포함)의 함량이 높은 데다 각종 첨가물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열량 고탄수화물(당류 포함) 식품과 고지방 인스턴트 식품은 균형 잡힌 식생활 습관과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인스턴트 식품에 입맛이 길들여지면 평생 인스턴트 식품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고열량·저영양 인스턴트 식품을 학교 매점이나 식당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오후 5~7시에는 TV 광고를 하지 못한다. 또 학교 주변 어린이식품 안전보호구역에서도 판매가 금지돼 있다. 식약처는 인스턴트 식품이 아동·청소년기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인보다 더욱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식생활안전과 구용의 연구관은 “학령기 아동은 인스턴트 식품을 구별해 선택하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적극적인 보호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열량·저영양 제품의 분류 기준은 뭔가. 간식용 식품의 경우 1회 제공량(한 번 먹기에 적당한 양) 기준으로 칼로리 250㎉ 이상(단백질 2g 미만), 포화지방 4g 이상(단백질 2g 미만), 당류 17g 이상(단백질 2g 미만)인 식품이 해당된다. 세 가지 중 하나만 해당돼도 규제 대상이다. 당류 27g에 단백질 0g인 한 콜라 제품이 대표적이다.

식사대용 식품은 1회 제공량당 칼로리가 500㎉ 초과(단백질 9g 미만 혹은 나트륨 600㎎ 초과할 경우), 포화지방 4g 초과(단백질 9g 미만)에 각각 해당하는 식품이다. 열량 515㎉에 나트륨 1750㎎, 단백질 8g인 한 컵라면은 두루두루 여기에 해당된다.또 카페인이 기준치(㎖당 0.15㎎ 이상)보다 많은 어린이 기호식품도 역시 같은 범주로 규제한다. 식약처가 만든 스마트폰 앱 ‘New-고열량·저영양 알림e’에서 고열량·저영양 식품 여부를 알 수 있다.

서울백병원 강재헌 교수(가정의학과)는 “인스턴트 식품은 고지방, 고열량, 고염분이 주된 특징”이라며 “당뇨병, 고혈압, 복부비만, 각종 암, 심혈관·뇌혈관 질환, 아토피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고지방·고열량·저영양 식품은 비만과 고지혈은 물론 당뇨병, 심혈관·뇌혈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높은 염분은 고혈압과 심혈관·뇌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암과 골다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영양결핍과 대장암,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을 높인다.

인스턴트 식품을 보다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면을 끓인 뒤 기름이 뜬 물을 버리면 열량을 줄일 수 있다. 소시지 같은 것도 삶아 먹으면 지방과 나트륨이 많이 빠진다. 즉석면은 국물을 남기는 것이 현명하다. 통조림이나 레토르트·냉동·건조식품을 고를 때는 식품 표시사항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열량, 지방·나트륨 함량이 적고 유통기간과 트랜스지방, 식품첨가물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는 “서구화된 음식은 대부분 지방·설탕이 많이 들어 있어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같은 생활습관병을 유발할 뿐 아니라 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걸림돌이 된다”면서 “인스턴트 식품을 줄이고 5대 영양소가 고루 포함된 균형 잡힌 식생활을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