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도 고기를 먹어야 한다

[한겨레] 항암치료 때 체력 필수적…고열량 고단백 식단으로 구성해야
암병원, 마요네즈 생크림을 환자 식단에 올리기도
잘못된 의학 상식 등으로 암환자의 20%는 영양실조로 사망하기도

암환자들은 암치료를 위한 체력을 고려해 소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육류를 생선과 번갈아 가며 먹어야 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암과 투병중인 환자들은 반드시 고기를 먹어야 한다. 암 환자들이 암 치료에 필요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상인만큼의 영양이 필요하지만, 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이 잘못된 의학 상식으로 고기를 꺼리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암환자의 20%는 영양실조로 사망하기까지 한다.

연세대병원의 자료를 보면, 암환자의 50% 가량은 식욕 저하를 호소한다. 종양세포에서 분비하는 물질들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토 어지러움 구역질 같은 신체적 부작용도 식욕부족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일부 암환자들은 카켁시아로 불리는 총체적인 영양불량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실제로 암에 걸린 환자들은 단맛과 신맛에 대한 민감도는 떨어지지만 쓴맛에 대한 민감도가 강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육류에 함유돼 있는 철분의 맛을 쓰게 느껴 육류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환자들은 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육류 등의 고단백 음식을 피하는 대신 암에 좋다고 알려진 버섯 야채 같은 음식만을 섭취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환자는 결국 체력이 고갈되고 간기능이 저하돼 항함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노출된다.

따라서 암 치료 중에는 체력저하와 면역력 증강을 위해 고단백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특히 면역력의 핵심인 혈소판과 백혈구 증가를 위해 쇠고기 돼지고기 생선류를 번갈아 먹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서 체력감소와 체중감소를 막기 위해 마요네즈나 생크림같은 고열량 식품이 포함된 식단을 제공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김형미 영양팀장은 “항암치료를 받고 있을 때에는 체력 유지를 위해 붉은 고기나 생선은 물론 입맛에 맞다면 생크림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암은 신체에 큰 불이 난 응급상태에 비유할 수 있고 유일한 대안이 병원에서의 암수술이다. 이런 상황에서 잘못된 의학 상식으로 고기를 거부하고 야채 밥상을 찾는 환자가 있는데, 이는 집에난 불을 표주박 물로 끄려는 행동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는 암환자와 가족들이 무엇보다도 암을 치료할 때 먹는 고단백의 치료식과 수술 등의 치료가 마무리 된 이후 일상으로 돌아와 섭취하는 치유식을 명확하게 구분해야만 암을 치료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