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건강 위협 받는 중년여성 ‘골절주의보’

운동량 감소·골다공증 등 원인…고관절 골절·부전골절 환자 증가
주부 김모(67)씨는 최근 손자를 업어주다가 골반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뼈에 금이 간 거라 생각해 동네 정형외과를 찾아 엑스레이를 찍어봤지만,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졌다. 결국 종합병원 MRI 검진을 통해 부전골절(不全骨折)이라는 생소한 질환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고령화 영향으로 노인층이 증가하고 도시생활로 운동량은 감소하면서 고관절 골절과 부전골절 환자가 많아졌다는 게 정형외과 전문의 설명이다. 특히 김씨 같은 부전골절은 엑스레이로 판단하기 어려운 골절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폐경기 중년여성은 특히 유의해야 할 관절질환이다.

골다공증이 있고 운동량이 적은 여성은 고관절 골절은 물론 골간의 일부만 골절되는 부전골절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고관절 골절 위치 따라 치료법 달라

요즘 나들이 철이 되면서 중년 여성들이 등산이나 운동은 물론 가사일을 하다 고관절이 골절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신체의 유연성과 균형감각이 떨어지고 뼈가 약해지게 마련이다. 고관절은 보행에 필수적인 골절이기 때문에 부러지면 거동이 어렵다. 사타구니 통증이 심해지고 보행이 불가능해 방치할 경우 폐렴, 심장질환의 악화, 정맥염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1년 내 사망률이 40% 정도인 중증 질환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손원용 교수는 골절이 되면 적어도 24∼72시간 내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관절의 중간인 전자 간부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 금속나사로 뼈를 고정한 후 안정을 취하는 치료를 받게 된다. 반면 상단부인 대퇴경부에 골절이 발생하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대퇴경부는 뼈가 약해 나사로 골절 고정이 어려우며 혈관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골두에 혈류 공급이 끊겨 무혈성괴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공고관절 수술은 과거와 달리 수술 절개 부위도 10㎝ 정도로 작아졌고, 인공관절 면의 소재들도 다양하게 발전돼, 근육 손상을 줄이고 회복 또한 빨라 고령의 환자들의 부담도 적어졌다. 수술 1∼3일 후부터 발을 딛는 힘이 생겨 보행이 가능해져 수술 후 환자들이 골절 발생 전의 상태로의 회복률도 높다.

60대 여성의 부전골절 사진. ①번 X-Ray 사진에서 발견되지 않은 부전골절이 ②번 MRI에서 확인됐다. 부전골절이 진행되면 골절로 이어지기 때문에 ③번 사진처럼 인공관절로 치환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고대 구로병원 제공
◆엑스레이로 확인이 안 되는 부전골절 유의해야

부전골절은 골격이 완전히 부러지지 않고 골간의 일부분만 골절되는 불완전한 골절을 말한다. 골다공증 등으로 약해진 뼈가 방사선 사진에서 육안으로 관찰될 정도로 부러지는 것이 아니라, 손상받은 약한 뼈가 눈에 띄지 않게 현미경적으로 골절되는 것을 말한다. 부전골절을 방치할 경우 고관절 골절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중년층 여성의 경우 손자를 업거나 안아주는 등 일상적 활동이나 운동 때 입은 가벼운 외상으로 주로 발생한다. 하지만, 진단이 어려워 조기에 치료 시기를 놓치고 통증이 심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엑스레이가 아닌 주로 골주사 검사나, MRI 검사로 발견된다.

골절상태에 따라 추가 골절이 없도록 안정을 취하면 치료될 수 있지만, 방치하다 골절이 진행돼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한 상태로 내원하는 환자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손 교수는 “여성은 폐경기 이후 급격히 골밀도가 떨어지는 만큼 각종 신체 활동 때 등 고관절 골절이나 부전골절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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