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중앙일보 건강팀에서 의학·건강 담당기자로 보건, 의료, 스포츠, 뷰티 등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썼다. 팔팔해야 할 30대 초반의 나이지만 허약·골골해진 체력 때문에 2030세대의 건강정보에 늘 관심을 갖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데이트인서울’, ‘서울, 여자가 걷기 좋은 길’, ‘하이힐을 신은 자전거’ 등이 있다.
가임기 여성에게 흔한 다낭성난소증후군
생리 일정하지 않고 아예 생리 하지 않기도
비만이라면 체중 감소가 증상 개선에 도움
결혼 3년차인 직장인 이선아(가명·35)씨는 바쁜 직장일 때문에 출산을 미루다가 올해 아이를 가질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신을 계획한지 6개월이 지나도 소식이 없어 난임이 아닌지 걱정에 빠졌습니다.
평소 생리가 불규칙한 것도 내심 마음에 걸렸습니다. 최근엔 골반통까지 생겼습니다.
산부인과를 찾은 이씨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배란 일정하지 않아 생리 주기 불규칙
이씨처럼 다낭성난소증후군인 20~30대 가임기 여성이 많습니다.
실제 유병률이 10~35%로 여성에게 가장 흔한 내분비계 질환 중 하나입니다. 가임기 여성의 8~10%가 겪고 있을 정도입니다.
가임기 여성은 한 달에 한 개의 난포를 만들어내고 성숙시켜 난자를 배출하게 됩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호르몬 불균형 등의 이유로 한 번에 여러 개, 혹은 수십 개의 난포가 자라 미성숙한 난포가 포도송이처럼 모여 있게 됩니다.
초음파상에 2~9mm 직경의 난포가 12개 이상 관찰되거나 난소의 부피가 커져 있는 모양이 보입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만성적으로 배란이 되지 않아 생리주기가 불규칙하게 되고 남성호르몬 분비가 증가돼 남성처럼 체모가 많이 나 수염이나 여드름 등이 나게 됩니다.
하지만 서양인에 비해 한국인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어도 다모증이 나타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 비만해지기도 합니다. 특히 허리와 둔부에 살이 집중적으로 찌는 경향이 있습니다. 골반통이 생기기도 합니다.
◆ 비만이면서 여드름, 다모증 있다면 의심해봐야
명확하게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함께 인슐린 저항성, 안드로겐 호르몬 증가, 비정상적인 호르몬 분비 등 내분비 질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생리를 하지 않거나 혹은 주기가 35일 이상이거나, 비만이면서 여드름이나 구렛나루 등이 심해진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 자궁내막증, 자궁내막암 등 합병증 위험 높아져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으면 난임,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배란이 되지 않으면 자궁 내막이 두꺼워져 자궁내막증, 자궁내막암 등 합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임신이 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임신을 원할 경우에는 배란유도제를 복용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관리하면서 임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임신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시험관 아기를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치료는 배란 및 월경을 유도하기 위해 프로게스테론 제제나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안드로겐 생산을 억제하기 위해 항안드로겐 제제를 복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약물 복용보다는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입니다.
비만은 고안드로겐혈증을 악화시켜 다낭성난소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체중 감소만으로도 다낭성난소증후군 증상이 나아질 수 있습니다.
지방이 감소하면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줄어들어 남성호르몬이 감소돼 배란기능이 회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TIP 2030 나도 혹시 다낭성난소증후군일까
– 생리가 불규칙적이거나 아예 하지 않는다.
– 생리 주기가 아닌데 출혈이 있다.
– 골반통이 심하다.
– 불임이다.
– 여드름이 잘 생기고, 몸에 털이 많아졌다.
– 허리와 둔부에 살이 많이 찌고 비만이다.
– 가족 중에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진단 받은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