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에 할 일 30분 걸린다면 3개월간 휴식 늘려라

46세 전문직 여성이 2-3년전부터 체중이 1년에 1-2 kg 씩 계속 늘고, 해야 할 일을 밤 1-2시에나 마치게 되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며 진료실을 찾았다. 환자는 1-2년마다 규칙적으로 검진을 받고 있었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대졸 후부터 엘리트코스만 달리던 환자는 계속 하던 전문직 일이라 집중만하면 1-2시간이면 문서 작업을 모두 끝낼 수 있는 일이었지만, 최근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하려 하지 않고, 저녁 늦게까지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다른 정보만 보게 되고, 마감 시간이 되어서야 집중해 일하게 되어 피로감이 쌓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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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 잘 하고 있던 일에 어느 날 갑자기 지나치게 부담을 느끼게 되면 일과 건강에 균형이 깨진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이런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과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를 체크해 보아야 한다.

 

과거 힘든 역경을 겪어 오면서 일의 성취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배경도 과로의 원인일 수 있지만, 내가 아닌 일 중심의 생활로 일에서의 성취 자체를 곧 ‘나’의 행복으로 생각하는 사고 방식 또한 과로로 이끌어 이 환자와 같이 주의력, 집중력이 떨어지고, 일 수행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나타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런 증상이 점점 진행하면 일을 하는 것이 불안해 지고, 일을 마감기한까지 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게 되면 불안, 우울증에 이를 수 있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일이 ‘행복’의 원천이기도 하기에 체력이 뒷받침 해 줄 때는 행복을 가져오지만, 일과 삶의 스트레스가 가중되면 몸이 힘들어지면서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이렇게 과로는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실제로는 심혈관질환, 특히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 13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 뇌출혈 발생 위험이 94% 높아지고, 우리나라 직장인 대부분에 해당하는 9-12시간 근무를 하는 경우에도 38% 가량 뇌졸중 위험이 증가함이 보고되었다. 또 과로는 혈압, 당뇨, 심부전 위험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이 환자와 같이 평상시 잘하던 일을 3-4배 시간이 걸려 하게 되는 경우는 일과 삶의 균형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아야 한다. 일에서의 낭패는 다시 회복할 수 있지만, 건강에서의 실패는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있어서이다.

과로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할 일이 생기면 바로 시작하고 해결하는 훈련을 시작한다.

일이 많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쫓기거나 다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 때는 과감하게 할 수 없는 일은 양해를 구하고 변경시키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해 본다. 여러 가지 일을 쥐고 고민만 하게 되면, 해결할 수 있는 일 한 가지도 제대로 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신임을 잃게 되어 돌이킬 수 없는 경우를 만들 수 있어서이다.

 

즉 잠자리에 들 때 파김치가 되도록까지 일하는 것이 아니라, 10% 정도의 체력의 여유를 비축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과로에 따른 증상을 예방하고, 일상에서의 활력, 주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주 2-3회 정도, 뇌를 비울 수 있는 자신만의 휴식이나 취미, 운동 등 스스로의 몸에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휴식이나 운동을 통해 머리를 비우고 쉬어주면, 오히려 똑 같은 일을 좀 더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하게 되어 업무능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전혀 휴식할 수 없는 때도 있다. 이 때는 일하기 힘들어 쉬고자 하는 몸의 요구에 대해, 이 일을 꼭 해야만 하는 이유를 납득시키고 가장 힘든 일이 끝난 후에는 반드시 휴식 시간을 갖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한 방법이다.  

 

다 아는데 그게 쉽지 않을 때가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구술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이지 않은가?” “시작이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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