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활기찬 삶을 영위하는데 큰 걸림돌 중의 하나가 ‘면역기능의 저하’ 입니다. 이 때문에 나이가 들면 독감이나 대상포진과 같은 감염병으로 인한 후유증이 커지고, 폐렴의 경우는 주요 사망원인으로 새로이 등장합니다. 떨어지는 면역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지속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수면과 생활습관 등으로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이지만,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예방접종입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게 되면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아직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접종해야할 중요한 예방접종 4가지; 독감, 폐렴사슬알균, 대상포진, 파상풍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독감
몇 년전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독감백신의 생산량이 많지 않아 어린 아이들과 임산부, 노인과 같이 취약계층을 주요 접종 대상군으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자체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독감은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맞을수록 그 효과가 커지는데, 이를 ‘집단면역효과’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노인의 예방접종도 중요하지만, 노인과 같이 사는 가족들의 예방접종도 매우 중요합니다. 대부분 청소년들이 독감을 먼저 앓고 이를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전염시키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독감은 주로 12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유행하기 때문에 접종은 유행 전인 9월에서 12월까지 접종 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보통 백신은 접종 후 2~3주 후에 면역력이 생기는데, 독감 백신 접종 후 심한 부작용을 나타낸 적이 있거나 계란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은 접종 전에 미리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WHO는 2013년부터 두 가지 계통의 B형 독감 바이러스주를 포함하는 4가 백신 접종을 권장하기 시작했고, 현재 우리나라의 대부분 의료기관에서도 4가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있습니다. 독감의 항원은 매년 바뀌고,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으므로 매년 접종해야 합니다.
2. 폐렴사슬알균
폐렴사슬알균에 대한 백신은 ‘13가 단백결합백신’과 ‘23가 다당류백신’의 두 종류가 있는데, 각각의 효과가 달라 상황에 따라 적절한 예방접종을 하거나, 둘 다 맞도록 하여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누구나 65세가 되면 23가 다당류백신을 맞는 것이 좋은데, 이때는 국가가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만성질환이 있거나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은 13가 백신을 추가로 맞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두 종류의 백신을 같이 맞는 것이 좋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은 65세 이전부터 맞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고, 예방접종의 순서 또한 13가 백신을 먼저 맞는 것이 더 추천되기 때문에 자신의 주치의와 접종 스케쥴을 상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대상포진
대상포진은 사망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약으로도 잘 조절되지 않는 ‘포진후 신경통’을 대표로 하여 중풍 등 몇 가지 심각한 합병증이 무서운 질병입니다. 그런데, 이런 합병증이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생기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60세 때에 접종하기를 권장합니다. 하지만, 당뇨, 암, 류마티스 질환 과 같이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상황일 경우는 50세 때부터 접종하기도 합니다 대상포진을 한번 앓았던 사람들은 의사와 상의 후 접종하도록 하는데, 일반적으로 1년이 지난 뒤에 접종하게 되고, 횟수는 평생 한번만 접종하면 됩니다. 하지만, 최근 두 번 맞으면 효과가 더 좋은 사백신이 개발되어 접종 방법과 횟수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4.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파상풍균은 주로 흙이나 녹과 같은 환경에 살기 때문에 언제든 다치거나 외상을 당하게 되면 문제가 됩니다. 디프테리아와 함께 예방접종의 효과가 상당히 오래 지속되지만, 언제든 노출이 가능하므로 파상풍과 디프테리아가 같이 혼합된 예방접종을 매 10년에 한번씩 접종하도록 합니다. 최근 영유아에서 백일해가 다시 증가하는데, 이를 옮기는 사람들이 가족들로 밝혀져 손녀, 손자가 태어나거나, 평생 한번은 백일해가 추가된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예방접종을 받도록 권장 합니다. 임산부의 경우는 아기의 백일해 예방을 위해 임신전이나 출산전에 따로 추가 접종을 하기도 합니다.
예방접종은 건강할 때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고 후유증도 작으므로, 몸 상태가 좋을 때 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국가가 권장하는 예방접종을 해도 어쩔 수 없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국가에서 부작용을 보상하여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접종 후 주사 맞은 곳의 간단한 통증이나 붓기는 해열진통제나 냉찜질로 해결되지만, 부작용이 의료기관을 이용할 정도라면 의사와 상의하여 이런 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꼭 확인하도록 합니다.
그림 1. 질병관리본부의 노인예방접종 홍보물
그림. 2. 우리나라의 성인예방접종 스케쥴
서울의대 국민건강지식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조비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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