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의사는 목욕을 하지 않는다?

 피부는 우리의 몸을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세균, 환경유해물질 등이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어야 하며, 반대로 우리 몸의 영양분이나, 수분 등이 외부로 손실되는 것을 막고 있다. 이런 뛰어난 피부의 보호기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피부를 보호하는 ‘각질층’

피부 가장 바깥쪽에는 각질층이 존재한다. 이 각질층이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피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각질층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피부의 주 구성 세포의 이름을 각질형성세포라고 한다. 각질을 만드는 세포라는 뜻이다. 각질형성세포는 분화하면서 각질의 형태로 변해가고, 결국은 피부의 가장 중요한 구조물인 각질층을 형성하게 된다. 피부의 보호 기능의 90% 이상은 이 각질층이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각질층은 지질과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분의 통과, 균의 통과, 유해물질의 통과를 불허하며, 우리 피부의 정상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피부과 의사의 고백

“나는 지난 25년간 목욕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구, 더러워라!”
“그렇지만 내 피부는 누구보다도 부드럽고, 깨끗합니다.”
“그러나 어떻게 때를 안 밀어요? 더럽게…….”

 

 

 진료 시 담당 환자와 가금 나누는 대화의 일부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목욕할 때 수건으로 때를 미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물론 필자도 어렸을 때 어머니께 배운 대로 때를 밀었으며, 목욕을 1시간 가까이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피부과학을 배운 후 때를 미는 것이 얼마나 피부건강에 나쁜지를 알고 나서부터 때를 한 번도 밀지 않았다.

 

각질층은 피부에 살짝 붙어 있다. 때 미는 수건으로 한두 번 밀어버리면 각질층의 대부분이 없어진다. 보호기능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에 우리 몸은 무장해제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각질층이 손상을 받으면 수분의 소실이 증가되어 피부가 건조해진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가려움증을 느끼게 된다. 가려우면 손톱으로 긁게 되고, 긁은 상처는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그 결과 피부에는 건조성 습진이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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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은 건조한 계절이기 때문에 특히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다. 겨울철에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에서 하루에 진료하는 환자 중 대략 20~30%는 때를 밀어 생기는 피부건조증과 이차적으로 긁어 생긴 습진 환자이다. 때를 미는 습관은 반드시 없애야 할 나쁜 습관이다. 그래서 목욕대신 샤워를 권한다. 샤워를 할 때에는 간단한 비누질을 하며 짧게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샤워 후에는 물기를 대강 타월로 제거한 후 보습제를 전신에 듬뿍 바르는 것이 좋다.

 

출처 : 서울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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