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력이 바닥 나 휴식이 필요하다는 몸의 신호
– 체력 떨어지면 불안하고, 감정기복이 심해진다.
33세 여성이 갑상선암 수술 후의 건강관리를 규칙적으로 받고 있었다. 젊은 나이에 일류 호텔관리직을 맡고 있어 바쁘기는 했지만, 주말에는 수영을 하는 등 건강관리를 꾸준히 해 왔던 환자는 암 발병 2-3년 전부터는 취미 생활 등 스트레스 관리를 하려고 노력했음에도, 사소한 일에 주변 사람에게 짜증을 내거나 이유 없이 마음이 불안해 지는 등 감정 기복이 심해지곤 했다.
사람이 하루쯤 먹지 않거나, 움직이지 않는다고 사망에 이르지는 않지만, 극심한 두려움, 분노와 같은 격한 감정 하에서는 호흡과 심장이 멎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는 점을 보면, 질병이 없는 일반인의 건강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감정을 어떻게 잘 조절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요즈음은 스트레스와 감정 조절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일반인들도 힐링을 위해 요가, 산행 등 취미활동을 통해 ‘마음 건강’을 챙기려 하고 있다.
그런데 위 환자가 스트레스 조절을 위해 규칙적인 취미 활동을 잘 했음에도 감정기복이 심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를 내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부터 상처를 입고, 스스로를 힘들고 아프게 한 다음에야 상대방에게 화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한 일에 대해서는 화를 내거나 공격적으로 충돌하기 보다는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도 부적절하게 화를 내거나 감정을 다스리기 어려운 경우는, 체력이 떨어져 몸이 힘들어지면서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들거나,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화를 내게 되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마음의 스트레스가 주변과의 갈등 또는 성격에서만 온다고들 생각하지만, 실제로 불안한 감정기복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질병이나 체력 소진 등 신체 내부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몸이 편하고 힘의 여유가 있을 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손자 돌보기가 가끔은 이유 없이 귀찮아지고 짜증이 난다는 어르신 뿐 아니라, 의사도 체력이 바닥 나고 피곤한 날이면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 내는 일 없이 오늘 할 일을 잘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또 가끔은 특별한 이유 없이 기분이 좋고 몸이 가벼운 날이 있기도 하고, 찌뿌둥하고 기분이 안 좋은 날이 있는 것도 바로 감정이 신체 상태를 표현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감정의 바닥에는 신체 건강, 즉 체력이 존재한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 는 옛 말이 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 몸의 장기가 잘 기능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이 비축되어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는 ‘관용’을 베풀려 하지만, 몸이 힘들어지면 비슷한 일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반응하며 짜증을 내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진다. 결국 체력이 떨어져 이유 없이 짜증이 나거나, 평상시 잘 하던 일도 못할 것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들며 불안한 상태가 반복되면, 암과 만성질환 발생 위험도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유 없이 짜증내거나 화를 참지 못해 감정기복이 심한 상태에 이르지 않으려면 어떻게 체력을 잘 관리해야 할까?
- 매일의 몸 상태에 주의를 기울여 체력이 바닥나지 않도록 노력한다.
- 일과 휴식의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한다. 피로를 느낄 때까지 일을 하기 보다는 일과 휴식시간을 미리 정해 그에 맞추어 노력한다.
- 스스로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구하거나 일과 시간 이후 취소해도 되는 일이면 취소한다.
- 몸에 부담이 되는 약이나 영양제 · 카페인을 찾지 말고, 머리와 몸쓰기가 늘 때는 먹는 양의 100~200 kcal 늘려 먹는다.
누구나 가끔 일과 휴식, 먹고 움직이는 균형을 잘 맞추지 못해, 의욕이 떨어지거나 짜증을 낼 수 있다. 이럴 땐 내 몸에 대한 관심과 주의가 부족했거나, 주변 상황이 여의치 못해 나타나는 현상임을 인식하고, 가급적 모든 상황에 부드럽게 대처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물론 힘든 상황이 끝나면, 지친 몸과 마음에 반드시 편안한 휴식을 제공해야 건강과 활력을 유지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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