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날마다 세끼 식사를 한다. 배가 고파서도 먹지만, 기분 상태에 따라서 또는 사람을 대하다 보면 으레 함께 하는 것이 먹는 일이다. 그 만큼 먹는다는 것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특히 우리의 건강 상태에 큰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요즘 현대인들은 먹거리에 관심이 참 많다.
평소 뚱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체격이 좋다는 말은 늘 들어왔던 A씨. 취업을 한 이후에 바쁜 업무로 늦은 퇴근과 운동량이 감소하면서 최근 1년여 만에 7kg 이상 체중이 늘어 고민이다. 게다가 얼마 전 직장 건강검진 결과, 콜레스테롤을 비롯하여 중성지방이라는 수치가 남들보다 높아 빨간 글씨인 것을 보니 무슨 일인가 싶으면서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들었다. 진료과에서 체중조절을 권유 받고 영양상담실을 찾았다.
건강을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범하고 있는 실수
“워낙 식사량이 많지는 않아 밥은 1공기 이상 먹지는 않아요. 반찬도 많이 먹는 편은 아니고, 회식이 있을 때 고기를 좀 많이 먹기는 하지만 그 때뿐이고 특별히 고기를 더 즐겨 먹지는 않아요. 그런데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원래 채소 반찬을 좋아하지 않아서 김이나 콩나물 이외에 채소는 잘 먹게 되는 일이 없다는 거죠. 사실 일찍 출근해야 되고 집에 늦게 오니까 채소, 과일 같은 것을 챙겨먹기가 어렵다 보니 저는 사무실에서도 집에서도 늘 주스를 자주 마십니다. 매 식후마다 오렌지 주스를 1컵씩 마시고, 퇴근해서도 주스를 1~2컵 정도 더 먹는 일이 자주 있지요”
과연 이 사람의 식사에는 무엇이 문제일까?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1끼 식사량도 남들보다 그리 많은 편이 아니고, 오히려 건강을 생각해서 과일 주스 등을 일부러 챙기기 까지 하는 성의를 보이고 있다는 A씨를 만나게 되면서 건강한 마실 거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일/채소 주스의 주재료는 과일 또는 채소이지만, 농축 과즙을 만드는 과정에서 섬유소, 비타민 C 등 많은 항산화 영양소 등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그렇기 때문에 과일 주스는 일반적인 청량음료와 큰 차이가 없어(표1) 섬유소, 비타민을 비롯한 다양한 영양소는 미비하면서 당질의 섭취가 많아지는 원인이 된다.
[ 표 1 ] 100g당 각 종 음료류의 영양성분 비교
종류 | 눈대중량 | 열량 | 당질 | 섬유소 |
오렌지주스 | ½ 컵 | 48kcal | 12.4g | 미량(측정 어려움) |
당근주스 | ½ 컵 | 40kcal | 9.3g | 미량(측정 어려움) |
레몬에이드 | ½ 컵 | 39kcal | 10.2g | 0 |
매실음료 | ½ 컵 | 49kcal | 13.1g | 0 |
콜라 | ½ 컵 | 40kcal | 10.0g | 0 |
이온음료 | ½ 컵 | 25kcal | 6.3g | 0 |
현미녹차 | ½ 컵 | 1kcal | 0.2g | 0 |
(출처 : 제 7개정판 식품 성분표, 2006,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개발연구소) |
1일 4~5컵 이상의 과일 주스는 밥 2공기에 가까운(=500kcal) 열량에 해당하기 때문에 영양상담실을 찾은 A씨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매 끼니 식사 이외에 밥 2공기 정도의 열량을 더 섭취해왔던 것이다. 게다가 채소반찬을 대신하여 섭취하기를 기대했던 섬유소 등은 충분히 섭취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현대인에게 다양한 반찬을 챙기고 무엇인가를 씹어 먹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간단히 마실 수 있는 각종 과즙 음료 등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손쉬운 방법으로 인식될 수 있겠습니다만 과일주스는 채소와 생과일을 대신하기에는 많은 점에서 부족하다. 더욱이 업무상 또는 무심코 마시는 각종 음료수는 생각보다 많은 양을 섭취하게 되고, 그를 통한 불필요한 열량 및 당질의 섭취는 비만, 당뇨 등 다양한 만성질환의 위험요인이 되는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나의 건강을 위해 다양한 채소 반찬과 적당한 생과일을 섭취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는 것을 권하며, 특히 일상에서 무심코 섭취하는 음료가 불필요하게 많지 않은지 살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만약 업무상 음료 등의 섭취를 줄이기가 어렵다면 위에 열거한 것과 같이 당질이 많이 포함된 음료보다는 맑은 차 종류로 대체해보는 건 어떨까?
출처 : 서울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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