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푸드 다이어트의 허와 실

‘한달에 12kg 책임 감량’

길거리를 지나시다가, 혹은 인터넷을 돌아다니시다가 이런 광고를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이런 곳에서 많이 권고하는 다이어트가 소위 말하는 원푸드(One Food) 다이어트 입니다.

원푸드 다이어트란 말 그대로 특정한 음식을 집중적으로 먹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감자 다이어트, 토마토 다이어트 등입니다. 프로그램에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하루 한끼 내지는 두끼를 해당 음식으로 대신하고 나머지만 정상적인 식사를 소량 섭취하도록 권고합니다.

체중이 늘고 줄어드는 것은 사실은 간단한 산수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한 사람이 섭취하는 열량과 소비하는 열량이 같다면 체중은 유지되고, 소비하는 열량이 더 많을 때 체중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지요. 원푸드 다이어트를 (적어도 권고되는 대로) 하게 되면, 섭취하게 되는 에너지가 극도로 줄어들게 됩니다. 보통 60kg의 성인에게 권고되는 일일 섭취 에너지가 2000Kcal 내외인데 원푸드 다이어트의 경우 하루 섭취에너지가 1200Kcal 내외인 경우가 많으므로 당연히 체중이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원푸드 다이어트의 장점은 빠르게 체중 감량을 이룰 수 있다는 점과, 실천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식단을 구성하고 고민하지 않아도, 한가지 음식만 먹으면 되므로, 약간의 의지력만 동반된다면 상대적으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지요. 아마 여러분들도 주변에 감자 다이어트로 10kg 뺐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 중에서 아직도 그렇게 줄인 체중을 유지하고 계신 분은 얼마나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모르긴 해도 그다지 많진 않을 것입니다. 바로 요요현상 때문인데요, 원푸드 다이어트는 요요현상이 생길 위험이 상당히 높습니다.

 

우선 요요현상이 생기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우리가 하루에 소모하는 에너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 수 있는데요, 그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기초대사량입니다. 이 기초대사량은 기본적으로 체중과 비례하고, 특히나 근육량에 의해서 좌우되는데, 우리가 다이어트를 시도해서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이면 체중이 줄면서 기초대사량이 매우 줄어듭니다. 원푸드 다이어트는 대부분 섭취열량이 상당히 적어서 운동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아서 지방 뿐만 아니라 근육이 많이 줄게 되면서 기초대사량이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식사량이 조금만 늘어도 금방 다시 체중이 느는 요요현상이 발생하기가 쉽습니다. 원푸드 다이어트를 평생 지속할수 있으면 모를까, 체중이 준 이후 정상적인 식사를 하게 되면 급격하게 요요가 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그림1. 성인의 에너지 사용량 – 다시 그려 주세요.

Basal … ; 기초 대사량

Thermal … ; 음식 섭취시 발생하는 열량

Active thermo…. ; 신체활동에 의한 에너지 소모

Exercise ; 운동에 의한 것

Non-exercise ; 그 이외 활동에 의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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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푸드 다이어트의 또 하나의 맹점은 특정한 음식의 섭취를 강조하다보니 영양학적으로 불균형이 초래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좋은 식품도 한가지의 식품 만으로 몸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기는 어려운 법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원푸드 다이어트를 실제로 실천할 때 초반에는 하루 두끼를 한가지 음식으로 대체하다가 이후에는 한끼만 대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동안 고지방 다이어트가 유행했던 것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고지방 식이를 원푸드 다이어트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특정한 영양소만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어서 언급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잘 아시듯이 우리가 섭취하여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영양소는 크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세가지 입니다. 따라서 같은 열량 내에서 한 영양소의 섭취를 줄이면 나머지 두 영양소의 섭취가 늘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고지방 다이어트는 사실은 고지방에 강조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저탄수화물, 특히 단순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는 것에 강조점이 있는 다이어트 입니다. 탄수화물은 몸에서 분해가 되어서 포도당으로 바뀌게 되는데요, 단순 탄수화물은 쉽게 포도당으로 분해가 되고, 따라서 혈당을 빠르게 올리게 됩니다. 우리 몸에서는 혈당이 지나치게 오르게 되면 인슐린이 분비되게 되고, 이 인슐린은 몸에 넘쳐나는 포도당을 간과 근육에 저장하도록 하는데, 간과 근육에 저장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당이 있을 경우 지방으로 저장하도록 만듭니다. 이렇게 되면, 몸에서는 많은 열량을 섭취하기는 했는데, 그 중에 상당부분을 지방으로 저장해 버리는 결과가 되고,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면, 혈중의 포도당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배가 고프다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 잘 참으면 체내에 저장되었던 지방 같은 것들을 다시 분해해서 에너지로 사용하지만, 배가 고프다고 또 먹게 되면, 아까 저장된 지방이 고스란히 ‘살로’ 가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단순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들이 주로 단맛이 많이 나는 과자나 빵, 케익, 음료수 등이고, 밀가루 함량이 많은 음식들이기 때문에 체중관리를 할 때에는 이런 음식들을 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단순탄수화물 대신에 차라리 지방질을 먹는 것이 포만감이 오래가니까 그것을 강조하는 것이 고지방식단인데, 이 또한 너무 많이 먹게 되면 결국 섭취하는 열량이 많아져서 체중 조절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체중 조절에는 왕도가 없고, 지름길도 없습니다. 자신이 평생 따라갈 수 있는 적절한 식단을 만들어가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만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확실한 비결입니다 J

 

 

서울의대 국민건강지식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권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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