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秋夕)은 한가위라 하며 예로부터 넉넉지 못한 민가에서도 햅쌀로 떡과 술을 빚고 햇과일 등을 차렸던 명절이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말고 늘 한가위 날만 같아라.”라는 말은 다들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렇게 1년 중 가장 행복하고 풍족한 날인 추석의 대표적인 음식인 “송편”에 대해 알아보자.
송편은 쌀가루에 쑥, 송기, 치자로 맛과 색을 달리하여 반죽을 하고, 소로 팥, 녹두, 콩류 그리고 밤, 깨 등을 넣어 맛있게 쪄낸다. 이때 솔잎을 깔아 후각적 향기와 시각적인 멋도 즐기는 한편 음식의 부패를 지연시키고자 하는 우리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송편은 무엇보다도 그 안에 넣는 다양한 “소”가 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무엇으로 속을 채웠느냐에 따라 송편의 영양가가 달라질 수 있다.
송편 ‘소’에 따른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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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
팥에 소량 함유되어 있는 사포닌이라는 성분은 이뇨작용을 도와 소변을 원활히 배출할 수 있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팥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칼륨은 나트륨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데 도움을 준다. 체내에 비타민 B1이 결핍되면 식욕부진,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팥은 비타민 B1이 풍부하여 식욕부진과 피로 등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팥은 다른 곡물에 비해 칼슘 함량이 높아 팥을 소로 넣은 송편 3~4개 먹을 경우 요구르트 2/3개에 해당하는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 또한 팥 껍질에는 섬유질이 풍부하여 변비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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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리신, 이소루신 등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콩은 훌륭한 단백질 급원이다. 또한 콩 속의 식이섬유는 수분을 함유하고,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장운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변비의 예방 및 개선에 도움이 된다. 콩 속에 함유되어 있는 이소플라본이라는 물질은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해 중년 여성의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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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
골다공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져 골절이 일어나기 쉬운 상태로, 칼슘 섭취가 부족하면 유전적으로 결정된 골밀도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획득한 골밀도를 유지하기 어려워 진다. 때문에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칼슘 섭취가 중요하다. 참깨는 의외로 칼슘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식품으로, 참깨 100g에는 1000mg 이상의 칼슘이 들어 있다. 참깨를 ‘소’로 한 송편 100g에는 약 70mg 정도의 칼슘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는 같은 양의 우유에 들어있는 칼슘의 약 77%에 해당한다. 또한 참깨를 소로 한 송편에는 콩나물 1인분 보다 많은 양의 식이섬유를 포함하고 있다.
송편 섭취 시 주의사항
이처럼 송편에 어떤 소를 넣었는지에 따라 영양가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몸에 좋은 소를 넣은 송편이라 할지라도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송편 1개는 약 50kcal로, 5~6개의 송편을 먹을 경우 쌀밥 1공기 정도에 해당하는 열량을 섭취하게 되므로 과다섭취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송편과 밥의 1회 제공량(100g)에 포함되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을 비교하였을 때, 송편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이 더 많다. 이로 인해 당뇨환자가 평소의 식사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송편을 먹는다면, 혈당 조절이 어려워 진다. 따라서 끼니 전후에 송편을 먹는다면 평소보다 밥량을 적게 먹을 필요가 있다.
신장 질환자 역시 송편을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신장 질환자는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전해질 중 특히 칼륨이 배설되지 못하는데, 송편의 소로 주로 사용되는 팥, 콩에 칼륨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혈액 내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콩이나 팥으로 만든 송편에 들어 있는 칼륨에 비해 깨로 만든 송편에 들어 있는 칼륨의 양이 적으므로, 신장 질환자는 송편의 ‘소’로 깨를 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풍요로운 명절 한가위. 다채로운 음식이 주는 미각의 즐거움도 좋지만, 혹 과다 섭취가 되지 않도록 조금은 자제하는 모습까지도 조상이 물려 주신 미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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