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관리법

어떻게 하면 살을 뺄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살을 빼는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내가 섭취하는 에너지 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면 되는 것이지요. 즉 섭취하는 에너지를 줄여주거나, 사용하는 에너지를 늘려주면 됩니다. 문제는 말은 쉬운데 실제 행하기는 참 어렵다는 것이지요.

 

우선 섭취하는 에너지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섭취하는 에너지를 줄이는 방법은 결국 적게 먹는 것입니다(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이 그렇습니다). 체중감량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다들 한번 정도 ‘다이어트’를 시도해 보셨을 텐데요, 이 다이어트라는 것이 결국 식사를 조절하는 것이니까요. 언젠가 한번은 들어보셨을 만한 황제다이어트부터 시작해서 시중에 여러가지 브랜드를 걸고 나와 있는 다이어트들이 있지만, 여러 연구에 의하면 대부분의 브랜드 다이어트 들은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런 다이어트 요법들은 일반적으로 탄수화물, 특히 단순탄수화물 그리고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의 섭취를 늘리는 것을 근간으로 합니다. 지방은 워낙 단위질량당 에너지가 많은 영양소 이기 때문이라는 것은 대부분 잘 아실 테고, 왜 단순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은지 잠시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탄수화물은 몸에서 분해가 되어서 포도당으로 바뀌게 되는데요, 단순 탄수화물은 쉽게 포도당으로 분해가 되고, 따라서 혈당을 빠르게 올리게 됩니다. 우리 몸에서는 혈당이 지나치게 오르게 되면 인슐린이 분비되게 되고, 이 인슐린은 몸에 넘쳐나는 포도당을 간과 근육에 저장하도록 하는데, 그보다도 많은 당이 있을 경우 지방으로 저장하도록 만듭니다. 이렇게 되면, 몸에서는 많은 열량을 섭취하기는 했는데, 그 중에 상당부분을 지방으로 저장해 버리는 결과가 되고,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면, 혈중의 포도당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배가 고프다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 잘 참으면 체내에 저장되었던 지방 같은 것들을 다시 분해해서 에너지로 사용하지만, 배가 고프다고 또 먹게 되면, 아까 저장된 지방이 고스란히 ‘살로’ 가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단순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들이 주로 단맛이 많이 나는 과자나 빵, 케익, 음료수 등이고, 밀가루 함량이 많은 음식들이기 때문에 체중관리를 할 때에는 이런 음식들을 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습관처럼 식후에 먹는 디저트들, 수다 떨면서 마시는 달콤한 음료수 한잔 이런 것들이 체중관리를 힘들게 하는 대표적인 음식들인 것이지요.

 

식사 조절을 함에 있어서 꼭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원푸드 다이어트(One food diet)를 포함한 극단적인 식사 조절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영양불균형을 초래하기 쉽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요요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식사 조절을 할 때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 것 중 하나가 아침을 먹는 게 좋으냐 하는 것인데요, 일반적으로는 아침을 먹는 것을 추천하지만,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아침을 먹는 것이 체중 조절에 꼭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적습니다. 서양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점심 때 폭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있고,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가 일정하다면 여러끼니로 나눠 먹는 것이 더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아침 식사는 일반적으로 청소년 이하의 성장기 아이들에게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는 것이지 성인들이 체중 조절을 위해서 아침을 꼭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야식의 경우도 하루 종일 먹는 양이 비슷하다는 전제 하에서는 먹는다고 해서 딱히 체중을 더 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먹는양뿐만 아니라 ‘먹는 시간’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특히나 우리 몸이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는 ‘신체리듬(circadian rhythm)’에 맞게 먹는 것이 중요한데요, 쉬고 잠을 자야 할 밤 시간에 뭔가를 먹는 것 자체가 신체리듬을 깨는 행동이고, 이런 식습관이 늘게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사람들에게 먹는양은 신경쓰지 말고, 저녁 식사부터 아침식사까지 최소 10시간 이상의 금식 시간을 지키도록 했을 때 체중도 줄고 수면도 개선되었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체중조절을 위해서 식사조절을 시작할 계획이시라면, 우선은 식사 일기를 적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냥 일반적인 수첩에 적는 것도 좋고, 요즘 많이들 사용하시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다이어터, 눔다이어트, 헬스온 등)을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할 경우 음식을 검색해서 입력하는 과정이 조금은 번거롭지만, 대신에 내가 하루에 몇 Kcal 정도 섭취하고 있는지를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식사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서 시도하는 경우라면, 자신이 자주 먹는 음식들의 칼로리를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알아 두는 것도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경우 하루 1500~1800Kcal, 여성분들의 경우 1200~1500Kcal 정도를 목표로 해서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이런 과정이 복잡하고 어렵다고 한다면, 가장 손쉽게 하는 방법은 내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들에서 주식을 1/3씩 덜어내고 먹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침에 먹던 밥을 1/3공기 더 줄이고, 점심 때 칼국수를 먹더라도 무조건 1/3은 덜어내고 먹는 것입니다. 저녁에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면, 스테이크의 1/3을 잘라서 앞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나눠 주는 것이지요. 적게 먹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음식이 나왔을 때에 내 앞에 있는 음식의 1/3을 치우는 것입니다. 먹다가 남겨야지 하다보면 어느새 다 내 뱃속으로 들어가버리는 일이 워낙 많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덜어내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으로는 음료수나 커피를 다 달지 않는 것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파는 음료수 캔들이 대부분 150kcal 내외의 열량을 가지고 있고,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크림과 시럽이 많이 들어간 음료의 경우 한잔에 500Kcal가 넘는 경우까지 있기 때문에 음료수를 달지 않은 것으로 바꾸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간식도 빵이나 과자 같은 것에서 견과류나 당근 오이 같은 것들로 바꾸어 줍니다.

 

마지막으로 술자리가 많은 분들의 경우에는 안주를 멀리하고 ‘깡술’을 마시는 것이 체중조절에는 좋습니다. 술도 칼로리가 높지만, 대부분의 안주들이 매우 고칼로리 음식이라서 한번 회식을 할 경우 많게는 3000Kcal 까지도 섭취하는 경우가 다반사 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속을 보호하기 위해서 안주를 먹어야 한다고들 생각하시지만, 속은 생각보다 쉽게 상하지 않고, 혹시라도 탈이 날 경우 핑계대고 술도 적게 먹을 수 있고, 약으로 치료하면 금방 좋아질 수 있습니다.

 

 

서울의대 국민건강지식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권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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