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아프거나 잘 크지 않는 아이를 가진 부모의 마음은 특히나 그러할 것이다. 아기에게 완전식품은 모유이다. 모유 수유가 어려운 경우, 이를 대체하여 섭취하는 분유와 관련하여 오해하기 쉬운 몇 가지 질문을 차근차근 풀어가 보자.
“OO 분유가 가장 좋다고 하던데요. 살을 잘 찌우려면 모유 대신 분유를 먹어야 하나요?”
분유는 원유나 유가공품을 주원료로 하여 모유와 유사하게 단백질의 입자, 열량, 무기질 및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조정한 모유 대용품이다. 우리나라 분유의 조성 및 제조는 CODEX(국제식품규격)와 한국영양학회의 한국인영양섭취기준을 따르고 있고, 농림수산식품부의 축산물가공처리법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식품위생법에 의해 관리 감독되고 있다. 따라서 분유 제조사에 따라 세부적인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영유아에게 필요한 기준 영양성분에서는 분유 별로 큰 차이가 없다.
일반적으로 모유의 열량 밀도는 65~67kcal/100ml 정도이다. 또한 분유는 제조사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이며 67 ~ 72kcal/100ml의 범위에 있다. 대부분의 분유가 모유보다 열량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모유는 분유에 비해 소화가 쉽고 아기의 장 운동기능을 촉진하며 단백질, 지방, 철분 등 영양소의 흡수와 대사가 더 원활하다. 아기에게 가장 좋은 영양공급원은 모유이며, 단지 분유의 열량만으로 모유와 비교할 수는 없다.
“아이가 아프니까 분유라도 더 좋은 것으로 먹이고 싶어요. 가격이 높을수록 좋은 분유인가요?”
분유의 기준 영양소에서는 차이를 둘 수 없기 때문에 분유 제조사에서는 ‘분유 속 포함 성분’으로 차별화를 두며 고가의 프리미엄분유 마케팅을 주로 한다. 대체로 두뇌발달, 면역력 증가, 항산화작용, 청정원료 등을 강조한 특수성분들을 분유에 따라 40~60여 가지 포함하고 있는데, 이런 이유로 프리미엄 브랜드는 일반 브랜드보다 많게는 2배 정도의 가격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2012년 1월 한국소비생활연구원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분유의 가격과 영양성분의 종류, 함량에 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초유성분을 강화한 분유들이 많은 편인데, 소의 초유에는 모유에 풍부한 면역글로불린 A는 매우 적고 이미 태반에서 섭취하게 되는 면역글로불린 G가 많아서 모유의 초유를 대체하기에는 성분적 결함이 있다. 분유 제조사에 따라 초유의 함량이 1~19g으로 차이가 있지만 권장기준량도 명확하지 않다. 또한 초유성분의 건강 기능, 효능에 대해서 아직까지 식약처에서 고시형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100일 되는 날 2단계 분유로 바꾸려고 준비 해 두었어요. 분유 단계를 맞추지 않으면 아이에게 영양이 부족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분유는 아이의 개월 수에 따라 단계가 세분화되어 있다. 대체로 태어나서 백일까지 1단계, 6개월까지 2단계, 12개월까지 3단계, 24개월까지 4단계로 구분된다. 분유 제조사에서는 아기의 체중증가, 이유식 섭취 등에 따른 필요량 변화를 반영하여 분유 단계를 구분하는데, 분유의 단계가 올라가면서 열량과 비타민의 차이는 거의 없고 단백질과 나트륨, 칼륨, 칼슘, 인, 철분 등 무기질의 함량이 늘어난다. 그런데 분유에서 단백질과 무기질이 많아지면 콩팥에서 이들을 배설하기 위한 부담이 증가한다. 또한, 분유 단계에 따라 원재료의 배합이 바뀌기 때문에 민감한 아기는 분유 변경으로 섭취량이나 소화상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체중이 작은 아기는 실제 월령보다는 아기의 체중에 해당하는 월령으로 보정하여 분유 단계를 변경하는 것이 더 나으며, 정상 성장을 하는 아기도 분유 단계에서 제시하는 개월 수보다 몇 개월 늦추어 변경하여도 지장은 없다.
저출산과 프리미엄 제품 선호 경향으로 고가의 영∙유아 제품이 인기가 많다. 이는 분유 또한 예외가 아니다. 모유에만 들어 있는 면역물질, 효소, 항체, 유산균 증식 인자 등의 연구가 활발해면서 이러한 성분들을 분유에 포함시키고 있으나, 그러한 성분 추가의 효과에 대한 증거는 아직 미미하며, 아기에게 가장 좋은 영양공급원은 누가 뭐라 해도 모유이다. 가능한 한 모유수유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분유를 고를 때도 상업적 광고에 현혹되지 않고 합리적인 결정을 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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