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cm, 51 kg 의 59세 여성이 한 두 시간 집안 일을 해도 기운이 없어 눕거나, 갑자기 힘이 빠지고 식은 땀이 나고 어찔한 증상을 호소했다. 검진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었지만, 환자의 체지방을 제외한 근육과 장기의 무게는 같은 연령대의 하위 3% 정도에 속할 정도로 적었고, 체지방은 36% 나 되는 정상 체중이지만, 몸의 대부분이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는 ‘근육량 저하를 동반한 체지방과다’ 상태로 보였다. 사무직에 종사하던 환자는 젊어서부터 자주 식사를 거르곤 했고, 운동을 따로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100세 수명을 준비해야 하는 현대인에게 있어 나이 들며 가장 우울해지는 순간은 암, 뇌중풍, 치매 뿐 아니라 근력이 없어 원하는 만큼 스스로의 몸을 움직이기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나이 들어서도 젊은이와 같은 활력과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유지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기쁨 슬픔과 같은 감정을 잘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몸을 지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뼈와 근육이 튼튼해야 하고, 몸에 비축된 에너지원인 적정량의 지방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근육은 아무리 잡으려 애써도 힘을 쓰지 않으면 없어지고, 지방은 없애려 애써도 쌓인다.
과거 대부분의 사람들이 몸을 움직여 농사를 짓고 살던 시대와 비교해, 현대인은 머리쓰기를 주로 해야 생존이 유리한 방향으로 생활패턴과 직업 환경이 변화하면서, 몸을 지탱하고 힘을 비축해 건강을 유지하는데 가장 기초가 되는 근육과 뼈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힘 쓰는 일이 적어져 근육이 소실 되면 그 공간에는 고스란히 지방이 쌓여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혈관 건강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다.
태초에 사람은 몸을 움직여야 생존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농사 짓기 이전부터 열매를 따 먹거나, 수렵을 하는 등으로 생존하려면 반드시 몸을 움직여 먹을 것을 구해야 생존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본적으로 몸을 움직여야 건강하도록 만들어져 있는 사람의 몸이 하루 종일 거의 힘을 쓰지 않고 움직이지 않아도 먹고 생활하는데 거의 불편함이 없는 생활 환경 하에서 먹기만 하면, 쌓이지 말았으면 하는 기름은 몸에 자꾸 쌓이게 되고, 잡고 싶은 근력은 자꾸 떨어져 나가기만 해 질병이 생기기 쉬워진다. 일반적으로 50세 이후 근육은 매년 1-2 % 감소하고, 10년이면 평균 4 kg 정도 감소된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직업에 따라 차이가 있어, 하루 종일 몸의 움직임이 적은 사무직 종사자는 근육량과 질, 근력의 감소가 좀 더 심해진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나이 들면서 없어지기 쉬운 근육을 잡을 수 있을까?
우리는 대부분 하루 세 끼 식사를 한다. 특히 중년 이후 여성들은 ‘밥 힘으로 산다’ 거나 ‘ 젊었을 때보다 단 음식을 더 찾게 된다’ 고들 한다. 이는 같은 체중이라도 당분을 저장할 근육량이 나이 들수록 감소하고, 그 공간이 기름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제 때 식사를 하지 않으면 근육량이 적은 분들은 글리코겐 저장량도 적어 자연스럽게 움직이기가 어려워짐을 경험적으로 느껴 하시는 말씀이다. 발을 삐거나 골절상을 입어, 며칠만 한 쪽 다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근육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처럼 근력은 하루 이틀만 쓰지 않으면 바로 줄어들게 된다. 반면 지방은 아무리 없애려 해도, 움직이지 않으면 태울 수가 없다.
따라서 노화를 늦추고 나이 들어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여유를 향유하려면 하루 세 끼 식사하듯 규칙적으로 근육을 사용하는 근력 운동을 해 주어야 한다.
특히 근육량을 증가시키는데 관여하는 다양한 호르몬은 나이 들면서 감소하므로 나이 들어서는 근력 운동을 해도 원하는 만큼 근육량, 근력을 크게 변화시키기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중년 이후 근육량의 감소폭이 더 크지만, 남성과 젊어서부터 근육량이 많았던 경우는 근력이 떨어져도 심한 체력 저하를 일으킬 정도로 근력 감소가 심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할 수 있다면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20-30대부터 근력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 젊었을 때근육량, 근력을 충분히 확보해 주어야 한다. 헬스클럽에서의 기구를 이용한 운동도 좋겠지만, 일할 때나 쉬는 짬짬이 책상에서 push up 을 하거나, 작은 아령을 이용한 운동 등 하루 15분 만이라도 근력 운동에 투자해 보자.
물론 세 끼 제 때 식사와 살코기, 생선과 같은 단백질 섭취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근육을 만들 재료가 모자란다.
위 환자분의 경우 식사를 거르지만 않았어도, 심한 근육량 저하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매 끼니 밥과 같은 탄수화물, 소량의 동물성 단백질 (살코기, 생선, 달걀, 우유)을 섭취하는 것은 근육량 유지 뿐 아니라, 혈당을 안정화 시킴과 더불어 주의력, 집중력을 증가시켜 일의 효율성도 증가시키고, 포만감을 유지해 체중 증가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루 10-15분을 투자하는 운동으로 팔과 배의 쳐짐을 예방하고, 나이 들어서도 젊은이와 같은 활력과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얻을 수 있다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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