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이럴수가… 2차감염·다제내성균 감염환자 증가세

최근 몇 년 간 오염된 병원 환경에서 기인한 2차 감염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도쿄의 한 대학병원에서 중환자 46명이 여러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다제내성균인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MRAB)’에 집단으로 감염돼 27명이 숨진 것으로 드러나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오염된 병원 환경에서 기인한 2차 감염(의료관련 감염)과 다제내성균 감염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내 2차 감염은 입원 후 48시간에서 72시간 이후에 새로 발생하는 것으로 입원 후 병원 환경에서 병원성 미생물에 노출돼 발생하거나 이미 가지고 있던 내인성 미생물에 의해 발생한다. 현재 입원환자의 5∼10%가 병원 내 2차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의료기구, 다제내성균 등에 의해 감염된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다제내성균 감염 환자는 증가세를 보였다. 다제내성균 감염은 각종 내성균이 오염된 병원 안에서 완전히 죽지 않고 오히려 내성을 지녀 기존 항생제로 치유되지 않는 난제를 안고 있다. 실제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감염증은 2011년 신고 건수가 3376건에서 2013년 4만2422건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 감염증 역시 891건에서 8280건으로 약 10배 많았다.

병원 내 의료기구에 의한 감염도 환자에게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요도관이나 중심정맥관, 인공호흡기 등의 의료기구에 의한 감염은 2013년 기준 혈류감염(입원기간 1000일당 2.57건), 폐렴(1.64건), 요로(1.26건) 순으로 꾸준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3년간 병원 중환자실에서만 6672건의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질병관리본부의 병원감염률 자료를 확인한 결과 지난 2012년부터 2014년 1분기까지 81∼91개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6672건의 병원 내 감염사례가 확인됐다.

문제는 중소병원은 병원감염 감시체계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현재 400병상 이상 모든 병원이 전국병원감염감시체계(KONIS)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만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약 320곳이 참여 대상이나 참여 병원 수는 72곳, 81곳, 91곳, 올해 97곳으로 매해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 김현숙 의원은 “최근 중소병원이나 요양기관에서의 항생제 사용률이 대형 병원에 비해 낮지 않으므로 중소병원 역시 병원감염감시의 주요 대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8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200병상 이상에서도 감염관리실을 두도록 해 의료감염감시체계를 200병상 이상에서도 운영될 수 있도록 했는데, 개정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중소병원 감시 체계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이명수 의원은 “제도개선을 통해 병원 2차 감염 발생 시 관련기관에 반드시 보고하도록 하고 보고를 하지 않거나 감염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더욱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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