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2014년 한 해가 한 달 보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송년회라고 하면 술자리와 화장실부터 떠오릅니다. ‘송년회=술자리’란 공식이 만들어질 정도로 술이 안 빠지는 데다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도 자주 들락거리기 때문입니다.
혹시 장이나 콩팥 기능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 전문의한테 물어봤습니다. 술을 마시고 화장실을 자주 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중 누가 더 건강하다고 할 수 있느냐고요.
소변을 너무 많이 보는 질병을 ‘요붕증’이라고 합니다. 심하면 하루 소변양이 30ℓ에 이르는 경우도 있답니다. 맥주 5000㏄를 마시면 인체는 일시적으로 이런 요붕증과 비슷한 상태가 됩니다. 인체가 몸속에 담아둘 수 있는 수분은 적혈구 백혈구 림프액 등 혈액성분을 제외하고 2.5ℓ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상이 되면 뇌하수체가 소변을 배출하라고 지령을 내리고, 우리는 요의(尿意)로 그것을 느끼게 된답니다.
김성권(전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서울K내과 원장은 “만약 몸에 담아둘 수 있는 수분이 이렇게 한계치를 넘어섰는데도 요의가 안 생긴다면 소변을 만드는 콩팥 기능이 그만큼 떨어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아무래도 음주 기회가 많은 송년회 시즌에 같은 술을 마시고도 남들보다 화장실에 자주 안 간다 싶으면 한번쯤 신장내과를 방문해 콩팥 기능을 점검하기 바랍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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