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인구의학연구소 분석, 10대 여성 출산의 66%가 혼외
(서울=연합뉴스)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출산을 뜻하는 ‘혼외출산’이 10년새 2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혼외출산 아이는 혼인 상태에서 태어난 아이보다 조기분만이나 저체중아 위험도가 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 인구의학연구소 박상화 선임연구원과 보건산업진흥원 임달오 박사팀은 2008~2012년 사이 통계청의 출생신고 자료를 이용해 국내 혼외출생 비율을 조사한 결과 2008년 1.8%, 2009년 2.0%, 2010~2012년 2.1%로 증가추세를 보였다고 1일 밝혔다.
2001년 혼외출생률 1.0%와 대비하면 10년 새 2.1배가량으로 늘어난 수치다.
외국의 경우 일본의 혼외출생률이 2% 수준으로 우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 덴마크 등은 혼외출산율이 50%를 넘어섰으며 네덜란드, 미국, 영국도 40% 이상이다.
혼외출산 여성을 연령대별로 보면 19세 이하 9.6%, 20대 32%, 30대 51%, 40대 이상 7.4% 등으로 20~30대 연령층이 전체의 83%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연령대별 혼외출산 점유율은 19세 이하 출산 여성의 66.3%가 혼외출생이었다. 이는 2003년 10대 산모 출생아의 87.1%가 혼인 상태에서 태어났고, 12.9%만 혼외였던 점과 비교하면 10대 연령층에서 혼외출산 점유율이 급격하게 증가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후 연령대의 혼외출산 점유율은 20대 1.6%, 30대 1.6%, 40대 7.1% 등이었다.
반면 미국의 경우 비슷한 기간 10대 혼외출산이 50%에서 23%로 줄어들고, 20대와 30대 이상의 혼외출산은 각각 42%에서 60%로, 8%에서 17%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혼외출산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혼외출산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이어서 혼외 출생아에 대한 법적·제도적 보호장치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또 혼외 임신부의 산전 관리 등의 서비스가 개방적이기보다는 폐쇄적 측면에서 이뤄지는 점도 태아의 출생 및 발육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혼외출산의 저체중아 발생 빈도는 8.1%로 결혼여성의 5%보다 높았다. 또 조기분만 발생빈도도 혼외출산이 8.2%에 달한 반면 결혼여성은 5.8%로 낮았다. 임신 42주 이상의 과숙분만도 혼외출산이 결혼여성보다 2배가량 많았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혼외출산시 조기분만과 저체중아 위험도가 혼인여성보다 각각 1.5배, 1.7배가량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박상화 선임연구원은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했을 경우 산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데다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혼외출산이 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산전관리를 포함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문제해결 서비스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보건의료산업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