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화면이 작은 전자기기가 어린이들의 수면 시간을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미국 소아과학회 학술지인 ‘소아과학'(Pediatrics)의 5일자 최신호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침실에 두고 사용하는 어린이들은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보다 수면 시간이 평균 21분 가량 짧았다.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이 화면이 훨씬 큰 TV보다도 수면을 더 방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침실에서 TV를 보는 어린이들의 수면 시간은 침실에서 TV를 보지 않은 어린이들보다 평균 18분이 짧았다.
이번 연구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공중보건대학원의 제니퍼 폴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매사추세츠주의 4학년생(9살)과 7학년생(12살) 어린이 2천명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연구팀은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이 TV보다 더 수면을 방해하는 이유에 대해 이들 기기를 얼굴 가까이 대고 사용하는 것이 수면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더욱 억제하는 탓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제 1저자인 폴브 교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가 수면 방해의 원인이라고 단정짓지는 않았으며 실제로 이들 기기가 수면을 방해하는지 아니면 다른 요인들이 개입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폴브 교수는 그러나 작은 화면을 사용하는 전자기기와 수면 시간 단축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본다면서 어린이들이 이들 기기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연구 논문들은 어린이들이 침실에서 미디어 기기들을 제한없이 사용하는 것에 경종을 보내고 있다면서 수면 시간이 줄어들고 수면의 질이 나빠지는 것과 관련된 악영향으로 학업성적 저하, 행동 장애, 체중 증가, 면역력 약화 등을 꼽았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는 잠들기 전에 전자책을 읽는 미국 성인들이 책을 읽고 자는 사람들에 비해 잘 자지 못하고 깨어난 뒤에도 졸림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밝고 깜박거리는 전자 기기의 화면이 생체 리듬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빛의 양에 따라 수면을 유발하는 멜라토닌의 분비량을 결정한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수면학 전문가인 찰스 차이슬러 교수는 전구가 등장한 이후 생체의 수면 리듬이 6시간 가량 늦춰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