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알차게]’튀기고 볶고’ 열량 높은 설 음식…’건강 주의하세요’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맛있는 명절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설 명절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다.

전, 갈비찜에 떡국까지 설 음식이 차려진 상 앞에 앉으면 젓가락을 움직이느라 분주하다. 후식으로 식혜나 수정과에 약과, 유과까지 먹으면 행복할 정도다.

먹을 때에는 즐겁지만, 우리나라 명절 음식은 워낙 열량이 높아 4~5일에 걸친 명절 연휴를 보내고 나면 체중이 조금씩 늘어난다. 뱃살도 볼록해진다.

우리나라 명절 음식이 기름에 튀기고 볶는 조리 방식을 많이 쓰는 탓에 고열량, 고지방 음식이 많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명절 연휴 기간 1일 에너지 섭취량은 한국인 1일 평균 에너지 섭취량(2000㎉ 내외)의 2~3배 정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 끼에 떡국과 잡채, 동그랑땡, 새우튀김, 조기구이, 고사리나물, 배추김치를 먹고 후식으로 약식과 단감을 먹을 경우 총 섭취 열량은 1500㎉ 정도로 추정된다. 한 끼에 1일 평균 에너지 섭취량의 74%를 먹는 것이다.

떡국 1인분(640g)은 457㎉, 잡채 2분의1인분(100g)은 148㎉, 완자전 중간크기 5개 140㎉, 새우튀김 3개 301㎉, 조기구이 1akfl 112㎉, 고사리나물 1인분(50g) 25㎉, 약식 2개 244㎉ 등이다.

여기에 돼지갈비찜 3조각 정도를 더 먹는다면 324㎉ 정도가 추가된다.

열량 뿐 아니라 나트륨 함량도 높아 건강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설 명절 음식 1인분 가운데 나트륨 함량은 만둣국이 1507.8㎎으로 가장 높다. 목표섭취량이 2000㎎의 75%에 달한다.

떡국(1148.2㎎), 떡만두국(925.8㎎), 잡채(959.6㎎), 돼지갈비찜(745.2㎎)도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이다.

전은 밀가루를 기름에 부치는 것이라 열량이 높다. 떡이 들어간 떡국은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게 된다.

가족이 모두 모여 정성을 쏟아 만드는 음식이라 서로 권하면서 과식을 하게 되는 것도 평소보다 많은 열량을 섭취하게 되는 이유다. 가족끼리 오랜만에 모여 즐거운 대화를 하다보면 평소보다 많은 술을 마시게 되고, 안주까지 곁들이면 섭취하는 열량은 불어난다.

만성질환자의 경우 특히 명절 음식을 먹을 때 조심해야한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이상열 교수는 “당뇨환자의 경우 떡, 밥, 국수, 튀김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과 당도 높은 과일을 조심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음식들은 체내에서 신속하게 단순 당으로 대사돼 혈당이 올라가게 된다. 또 남은 영양분이 지방 형태로 쌓이면서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준다.

고혈압을 안고 있는 환자도 폭식하면 혈압이 오르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해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몸 속 노폐물을 배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짜고 단 명절음식은 생명을 위협하는 ‘독’이 될 수 있다.

열량과 나트륨 함량이 높다고 명절 음식의 유혹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최대한 명절 음식을 건강하게 조리해야 건강 걱정 없이 명절을 쇨 수 있다.

전은 두부, 버섯, 채소 등을 사용하고 기름을 충분히 제거하는 것이 열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다. 농촌진흥청의 분석에 따르면 달라붙지 않는 후라이팬을 쓰면 기름의 양을 70% 이상 줄일 수 있다.

남은 전이나 부침 등을 데울 때 기름을 넣지 않으면 기름 함량이 줄어든다.

나물도 기름에 볶는 대신 무치거나 데치면 열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물로 볶다가 참기름으로 맛을 내는 것도 한층 건강하게 나물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국거리용 쇠고기 부위를 양지 대신 사태로 바꾸거나 보이는 지방을 잘라내고 육류 요리를 하면 지방을 덜 섭취하게 된다.

당면 대신 곤약을 얇게 채 썰어 넣으면 맛에 차이가 크지 않고 열량이 낮은 잡채를 즐길 수 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금 대신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 천연재료로 간을 하고, 조림보다는 소금 간을 적게 하는 구이 요리를 먹는 것이 좋다. 국을 먹을 때 국물보다 건더기 위주로 먹으면 나트륨을 더 적게 섭취하게 된다.

갈비찜, 불고기 등은 양념이 많아 나트륨 함량이 높은 반면 수육은 그렇지 않다. 갈비찜, 불고기 등을 수육으로 대체하는 것도 건강하게 명절 음식을 먹는 방법 중 하나다.

당뇨환자는 사과나 배 같이 상대적으로 혈당을 덜 올리는 과일을 골라먹어야 한다. 또 고단백 음식인 콩, 두부, 기름에 튀기지 않은 생선, 나물 등으로 명절 음식을 대체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환자는 짠 음식을 피하고 싱겁게 먹는 것이 좋으며 가급적 지방을 줄여야한다.

전문가들은 만성질환자의 경우 되도록 평소 지키던 식생활 리듬을 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먹을 만큼 적당히 덜어 천천히 먹고, 쉽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채소와 과일, 녹차 등을 먹는 것도 열량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jinxi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