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몸속 환경유해물질 농도 납↑ 프탈레이트↓

우리나라 성인의 혈액과 소변에서 환경유해물질 농도를 조사한 결과, 3년 전과 비교할 때 혈액 중 납 등 4종은 다소 높아졌고, 수은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변 중 프탈레이트 대사체류, 코티닌 등 11종은 낮아졌다.

국립환경과학원은 4일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실시한 ‘제2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조사는 전국에서 표본 추출한 400개 지역(읍·면·동 수준)의 만 19세 이상 성인 6500명을 대상으로 혈액과 소변 중에서 총 21종의 환경유해물질 농도를 분석했고, 설문을 통해 가능성 있는 노출요인을 파악했다.

조사 결과, 혈중 납은 1.94μg/dL로 지난 조사 결과(1.77μg/dL)에 비해 9.6% 증가했으나, 과거 10년간의 경향을 보았을 때 변동 폭 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수은은 3.11μg/L로 지난 1기(3.08μg/L)와 비슷했고, 건강위험성이 예상되어 노출 저감노력이 필요한 초과자(독일 건강영향 권고값, HBM-II)는 121명에서 88명으로 감소했다.

혈중 수은은 미국과 캐나다에 비해 높았으나 우리나라와 식습관이 비슷한 일본과 홍콩보다는 낮았다.

소변 중 수은과 카드뮴은 모두 0.38μg/L, 0.38μg/L로 제1기(수은 0.53μg/L, 카드뮴 0.58μg/L)에 비해 각각 28.3%, 34.5%씩 감소했다.

내분비계 장애 추정물질로 알려진 비스페놀-A의 소변 중 농도는 지난 조사에 비해 약 1.5배 증가(0.75 → 1.09μg/L)했으나, 미국, 캐나다에 비해 높지 않고 작년부터 강화된 건강영향 권고값(HBM-I)*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컵라면, 캔음식 등 가공식품의 섭취빈도가 높을수록 농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른 내분비계장애 추정물질인 프탈레이트 대사체 조사 결과,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대사체(MEHHP+MEOHP) 농도는 29.6μg/L로 지난 조사에 비해 18% 낮아졌고, 독일 건강영향 권고값(HBM-I 750μg/L)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프탈레이트 대사체류는 지난 조사에 비해 모두 감소했다. 이는 2010년 환경부가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디부틸프탈레이트(DBP), 벤질부틸프탈레이트(BzBP)를 유독물질로 지정하고, 식약처도 식품보관용 용기에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정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직접 또는 간접 흡연에 의해 나타나는 소변 중 코티닌(니코틴 대사체, 5.5μg/L) 농도가 지난 조사(11.3μg/L)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설문 결과에서도 직접흡연이 22.5%에서 17.9%로, 간접흡연도 21.3%에서 15.2%로 감소했다. 지난 2012년 금연구역 지정·확대 등 정책 시행의 효과로 보인다고 환경보건연구원은 설명했다.

유승도 환경보건연구과장은 “지난 조사에 비해 체내 일부 환경유해물질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환경보건 정책 추진과 국민 인식 변화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앞으로도 지속 관찰과 함께 원인파악을 위한 노력을 통해 환경유해물질 노출을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