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에 사는 이들은 하루 평균 커피를 1.7잔씩 마시고 가장 자주 먹는 반찬은 김치이며 하루 7.5시간 앉아서 지내고 6.8시간 잔다.
11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2014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19~64세 남녀 3,4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2000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는 국민건강통계는 한국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단초다.
▲밥과 김치 다음으로 커피
이번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주식인 밥(매주 쌀밥 6.52회, 잡곡밥 8.93회)과 김치 다음으로 커피를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커피 섭취 빈도는 11.99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7잔씩 마시는 셈이다.
커피 열풍이 불면서 밥보다 비싼 커피도 마시는 게 현대인이다. 커피 프랜차이즈는 여전히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한 잔에 1,000원 커피부터 1만원에 가까운 고급 커피까지 다양한 종류를 이루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하루 커피를 3회 이상 마시는 사람이 24.43%였다. 하루 2회(22.97%), 하루 1회(18.66%)를 포함해 전체의 66.06%가 매일 커피를 마시는 것이다.
한국사람들이 가장 자주 먹는 반찬은 ‘김치’였다. 김치류의 주당 섭취 횟수는 14.93회나 됐다. 하루 두 번 이상 섭취한다는 얘기다. 다음이 ‘김’으로 주 2.2회. ‘계란’이 1.8회, ‘멸치’가 1.5회, ‘쌈장과 고추장’이 1.48회로 뒤를 이었다.
반찬 1위에서 5위까지가 모두 일명 밑반찬이었다. 과일에서는 사과(1.64회)가 1위를 차지했고 귤(1.20회)·바나나(1.02회)·토마토(1.00회)가 뒤를 이었다.
▲전체의 30%는 가족과 저녁 먹지 못해
이번 통계에서는 씁쓸한 결과도 나왔다.
한국인 3명 중 1명은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손학규(69)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한 이유가 수긍이 되는 통계다.
문제는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비율은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라는 점이다.
저녁 가족동반 식사율은 조사가 시작된 2005년 76.1%나 됐다. 그러나 ‘리먼 브라더스’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온 2008년에는 68.6%로 뚝 떨어졌다. 2010년 67.7%, 2012년 65.7% 등 줄곧 낮아졌다. 2014년에는 무려 64.9%까지 떨어져다.
저녁을 함께 먹는 가족이 점점 줄어드는 데는 사회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갈수록 직장인들의 업무강도는 높아지고 있다. 또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자기계발도 필요하다.
여기에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맥을 쌓기 위한 시간도 필요하다. 결국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저녁은 물론 아침을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비율은 더 낮다. 2014년 기준으로 아침 가족동반 식사율은 44.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한창 에너지가 필요한 중·고등학교 학생이 속한 12~18세에서도 아침을 거르는 비율이 33.2%(남), 28.6%(여)로 높이 나타났다.
우리 사회는 도시에 거주할수록,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았다.
▲잠은 6.8시간, 앉아있는 시간은 7.5시간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중 잠은 6.8시간 , 앉아있는 시간은 7.5시간이었다.
성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8시간이었다. 19~29세 7.1시간, 30대와 40대 6.8시간, 50대 6.7시간, 60대 6.6시간, 70대 이상 6.4시간 등으로 나이가 들수록 잠자리에 있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앉아있는 시간은 가장 움직임이 활발할 나이인 19~29세가 8.7시간으로 제일 길었다. 30대 7.6시간, 40대 7.3시간, 50대 7.1시간, 60대 6.7시간 등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줄어들다가 70대 이상에서는 7.5시간으로 다시 길어졌다. 앉아서 지내는 시간은 도시 거주자일수록,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길었다.
한편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3명은 비만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의 유병률이 높지만 비만인 사람 3명 중 1명은 다이어트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은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 지수(BMI) 가 25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체중 감소 시도율은 여성이 71.0%로 남성(60.0%)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19~29세(73.4%), 30대(80.1%) 등 젊은 여성의 비만 관리 노력이 두드러졌다. 반면 30대(56.9%)와 60대(59.9%) 남성은 상대적으로 체중 감소 시도가 적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