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장질환은 완치법이 없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이 때문에 치료에서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약물을 복용해 염증을 가라앉혀 증상이 없는 ‘관해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약 30~45%의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 약물을 제대로 복용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고될 정도로 ‘약물 순응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약물 순응도는 환자가 의료 제공자 즉, 의사나 간호사, 약사의 의학적 조언에 따라 약물을 복용하는 정도를 말한다.
이대목동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는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의 약물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2012년 6월부터 12월까지 내원한 염증성장질환 환자 138명(크론병 60명, 궤양성 대장염 78명)을 대상으로 18개월 동안 질병 활성도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환자의 나이가 비교적 젊거나 자신이 먹는 약물에 대한 지식이 떨어질수록 약물 순응도가 낮게 나왔다고 5일 밝혔다. 또 내원 후 다음 내원까지의 시간이 길어져도 약물 순응도가 낮았다. 또한, 약물 순응도가 낮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18개월 동안 재발 위험이 2.9배 높았다.
약물에 대한 상담은 주로 의사로부터 이루어졌으나, 참가자 중 3분의 1은 자신들에게 처방되는 약물에 대한 상담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약물 순응도가 낮은 환자의 3분의 2는 약물 정보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답해 외래 시간을 통한 상담이 효과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짧은 외래 시간과 환자와 가족의 질병에 대한 인식의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성애 센터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염증성장질환 환자에게 약물의 이름, 용량, 효능, 부작용과 같은 약물 지식 정도를 향상시키면 약물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환자의 관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환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미국 임상 위장병학술지(Journal of clinical gastroenterology)’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