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인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 식생활 서구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국내 당뇨병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1월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진료비 통계를 최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당뇨병 진료 환자는 258만명, 진료비는 7345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 5년간 당뇨병 환자 증가율은 연간 4.4%였다.
당뇨병은 포도당이 소변으로 나오는 병이다. 정상적으로는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이 췌장에서 나오는 ‘인슐린’이란 호르몬에 의해 우리 몸의 세포 안에 에너지로 저장된다. 하지만 인슐린이 췌장 세포에서 나오지 않거나, 나오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이 몸에 저장되지 못하고 혈액에 있다가 소변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따라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몸 안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제1형 당뇨병’이라고 하며 소아나 청소년기에 잘 발생한다. 또한 인슐린이 분비는 되지만 몸 안에서 작용하지 않는, 즉 인슐린 작용에 저항이 생겨있는 경우를 ‘제2형 당뇨병’이라 하고 주로 비만한 성인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당뇨병 환자의 약 95%는 제2형 당뇨병에 해당한다. 당뇨병이 생기면 갈증이 나고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고, 살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건강검진을 통해 혈액의 포도당 수치를 보고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어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은 나이가 듦에 따라 증가하므로 40세가 넘으면 매년 공복에 혈당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체질량지수가 23kg/㎡ 이상으로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경우 당뇨병에 잘 걸린다. 또한 당뇨병은 가족력이 있으면 잘 걸린다. 부모 2명 중 1명이 당뇨병이면 자녀 중에 당뇨병 발생률은 25%, 부모 2명 모두 당뇨병이면 자녀 중 당뇨병 발생률은 50%다. 따라서 부모나 형제자매 중에 당뇨병이 있다면 혈당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당뇨병은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이 체내에 흡수되지 못하고 혈액을 돌다가 고혈당을 일으키게 되므로 혈관에 합병증이 발생한다. 미세혈관 합병증으로는 망막출혈로 인한 실명, 콩팥 질환을 일으켜 미세 단백뇨가 나오거나 부종이 발생하거나 심해지면 투석을 받게 된다. 말초 신경에도 합병증이 발생해 발가락 끝이 저리고 따끔거리며 화끈 거리거나 양측 발 감각이 떨어지고, 안면마비나 손목, 발목이 마비되는 경우도 있다. 큰 혈관에도 합병증을 일으켜서 뇌졸중, 심근경색, 족부괴저를 초래한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으로 처음 진단받은 10명중 3명은 이미 혈관 합병증을 앓고 있으며, 당뇨병 환자의 10명중 7명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사망한다”며 “당뇨병이 있다면 1년에 한 번씩은 꼭 합병증이 생겼는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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