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에서 활동해야 재발 걱정 덜해… 불면증 2주 이상 되면 정신과 상담을

암 경험자 정신건강 관리
암 치료를 끝낸 사람들도 암을 치료 중인 환자 못지않게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국립암센터 정신건강클리닉 김은영 전문의는 “암 치료가 끝나고 병원에 주기적인 검진을 받으러 오는 시기에 오히려 환자들의 불안감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병의 경과에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암 경험자에게 잘 나타나는 3대 심리 증상은 우울, 불안, 불면(不眠)이다. 이러한 증상을 그냥 두면 면역력이 약화돼 몸의 염증 반응이 심해지고 치매 등의 정신질환이 앞당겨질 위험도 있다.

◇집 밖에 나가 걱정 떨치는 게 우선

암 경험자들이 가장 흔히 하는 걱정이 ‘암이 재발하면 어떡하나’ ‘주변 사람들이 암 환자라고 차별하면 어떡하나’ 하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함봉진 교수는 “이러한 염려를 하지 않으려는 생각의 전환이 가장 중요한데, 집에만 있으면 고민하던 것에 더 몰두하게 된다”며 “무조건 집 밖으로 나가 운동을 하고 영화를 보는 등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해 걱정을 떨쳐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을 적극적으로 만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함 교수는 “암 경험자의 주변 사람들은 암 경험자에게 말이나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위축되는 게 당연하다”며 “암 경험자가 먼저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하고 관계를 형성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과 도움 절실한데 1%도 안 찾아

바깥 활동을 열심히 하는데도 ▲우울·불안이 한 달 이상 지속돼 일상생활이 힘들거나 ▲불면증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함봉진 교수는 “암 경험자들은 암 환자라는 낙인 외에 정신질환자라는 또 다른 낙인이 찍힌다는 부정적인 생각 탓에 정신건강의학과를 잘 찾지 않는다”며 “암 경험자 중 정신과의 도움이 필요한 환자가 3분의 1정도 된다고 보는데, 이중 1%도 도움을 받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함 교수는 “증상에 맞게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수면제 등을 처방받으면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된다”며 “약 처방뿐 아니라 개인에 맞는 상담도 가능하기 때문에 정신과 진료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lh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