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각종 암의 발병을 20~30% 감소시키고 유방암과 대장암 등의 재발을 많게는 50%까지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암환자가 보다 많이 운동과 신체활동에 참여하면 암의 재발률을 낮출 수 있고 암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웰빙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사로부터 운동할 것을 권고받은 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운동에 참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의사의 말 한마디가 환자들의 운동습관을 바꾼다는 것이다.
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 전용관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암병원 유방암클리닉 김승일 교수, 대장암 클리닉 김남규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암 분야 학술지 ‘캔서(Cancer)’ 8월호에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와 대장암 환자 총 162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한 그룹에게는 운동의 중요성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고, 또 한 그룹에게는 운동의 중요성을 설명해 줌과 동시에 운동처방사에게 15분 운동 상담을 받도록 했다.
그 결과 운동 권고만 받은 그룹은 운동 권고를 받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주당 40분, 그리고 운동 권고와 함께 운동처방사의 상담을 받은 그룹은 주당 87분 이상의 운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3시간 정도 걷기운동을 하는 유방암 환자가 전혀 운동을 하지 않을 때보다 재발로 사망할 확률이 약 50% 정도 감소하는 것을 고려하면 의사의 권고와 간단한 운동 상담만으로도 암환자의 운동 참여가 주당 87분 이상 늘어났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하지만 암 전문의 중 60%가 운동 권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용관 교수와 김남규 교수가 지난 5월 ‘BMC Cancer’에 발표한 논문 결과에 의하면 한국의 암 전문의 중 40%만이 운동을 권고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암 전문의가 운동을 권고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진료시간이 부족해서(24%)’, ‘어떤 운동을 권고해야 할지 몰라서(21%)’ 그리고 ‘환자에게 운동이 안전한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20.4%)’ 순으로 나타났다.
전 교수는 “암환자들을 위한 한국형 근거 기반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해, 암 전문의가 보다 쉽게 운동을 권고할 수 있도록 운동처방사와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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