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부터 담배 피우면…‘복부 비만’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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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20살 흡연 시작 남성, 비흡연자에 비해 40% 높아한겨레 자료 사진
담배를 어린 나이부터 피운 남성은 성인이 돼 복부비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철민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부교수팀이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나이와 복부비만의 관계를 규명해 지난해 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흡연을 18살 미만에 시작한 남성은 담배를 아예 피우지 않는 비흡연 남성에 견줘 복부비만이 될 위험이 58%나 높았다.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4기(2007~2009년)와 5기(2010년) 자료를 이용해 20살 이상 성인 남성 4386명을 흡연 여부 및 시작 나이에 따라 네 집단(비흡연자, 흡연 시작 나이 20살 이상, 흡연 시작 18살 이상 20살 미만, 흡연 시작 18살 미만)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복부비만(허리둘레 90㎝ 이상)의 가능성은 흡연을 18살 이상 20살 미만에 시작한 남성과 20살 이상에서 피우기 시작한 남성이 비흡연자에 견줘 각각 40%, 8% 높아졌다. 흡연을 일찍 시작할수록 복부비만이 될 위험이 그만큼 높게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비만 기준인 체질량지수는 흡연 시작 나이와 비만의 상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체질량지수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보통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한다.

한겨레 자료 사진
흡연을 일찍 시작할수록 복부비만의 가능성이 커지는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 연구팀은 “다만 흡연으로 흡수되는 니코틴에 의해 지방 축적이 늘어나거나 성호르몬의 불균형을 일으켜 복부비만 위험성을 크게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밝혔다. 또 흡연자가 원래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어 복부비만을 일으킬 가능성이 비흡연자보다 높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흡연을 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혈중 농도가 평균 35% 증가하는데, 코르티솔이 지방세포와 반응하면서 지방 분해를 억제해 지방이 쌓이게 된다는 서울삼성병원의 연구결과도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흡연 시작 나이와 복부비만의 관련성을 명확히 밝히려면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하다”면서도 “청소년 시기 금연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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