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아들일 때 잇몸 딱지 떨어져
경구피임약 복용도 조심해야
사랑니를 뽑으면 잇몸이 붓고, 통증이 생기지만 보통 1~2일 후 상처가 아물면서 통증은 사라진다. 그런데, 심한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3일 이상 지속되는 사람이 20% 정도 된다. 잇몸뼈가 제대로 아물지 않아 염증이 생기는 ‘드라이 소켓(dry socket·건성치조와)’ 증상이다. 드라이 소켓은 통증과 함께 입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심하면 봉와직염(피부 조직에 나타나는 급성 염증)이 생겨 잇몸은 물론 볼이나 턱, 목까지 크게 붓는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드라이 소켓은 상처가 나면 생기는 ‘딱지(혈병)’와 관련이 있다. 세브란스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정휘동 교수는 “잇몸 역시 피부처럼 상처가 난 뒤에는 딱지가 생기는데, 피부와 달리 잇몸에 생기는 딱지는 한 번 떨어지면 다시 생기지 않는다”며 “사랑니 발치 후 생긴 딱지가 떨어지면 해당 부위가 입속 세균에 감염돼 붓고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 상태가 드라이 소켓”이라고 말했다.
드라이 소켓은 일반 치아를 뺄 때는 잘 안 생기고, 사랑니를 뺄 때 주로 생긴다. 사랑니 자체가 비정상적인 위치로 자라 발치할 때 잇몸 손상이 많고, 평소 칫솔질이 잘 안돼 사랑니 주변에 세균이 많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소독과 항생제, 유지놀 오일(소독·진통 역할을 하는 오일)로 통증과 붓기를 경감시키는 치료를 한다. 2주 정도가 지나면 회복된다.
드라이 소켓은 건강한 생활습관만 잘 지켜도 예방할 수 있다. 흡연자는 사랑니 발치 전후 1주일간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게 좋다. 정휘동 교수는 “담배를 피울 때 들이마시는 공기가 뜨겁고 건조해 딱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며, 담배 끝을 빨아들일 때의 압력(음압)으로 딱지가 떨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발치 후에 빨대를 사용해 음료를 마시는 것도 딱지가 떨어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사람에게 드라이 소켓이 잘 생긴다는 보고도 있으므로, 경구피임약 복용 역시 사랑니 발치 전후로는 피해야 한다.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sj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