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하거나 키가 크면 골다공증 덜 걸리는 사실도 드러나, 연령도 변수, 50대 여성 대비 60대는 2.9배, 70대는 7.3배로 차이나
우리나라 50대 이상의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성별로 6배 가까이 차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을지대 간호학과 조동숙 교수팀이 질병관리본부가 수행한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원자료를 이용해 50세 이상 남녀 6706명(남 3071명, 여 3635명)의 골다공증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여성이 40.1%로 남성의 7%에 비해 5.7배나 높았다.
이 연구결과(골다공증 유병률, 인지율, 치료율 및 영향요인의 성별 비교 :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활용)는 ‘대한간호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이 연구에서 국내 50대 이상 여성의 골다공증은 허리뼈(腰椎, 28.3%)와 넙다리뼈(大腿骨, 20.6%)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남성 골다공증도 허리뼈(5.5%)와 넙다리뼈(2.7%)에 집중됐다.
조 교수팀은 논문에서 “우리나라 50대 이상 여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같은 연령대 미국 여성(10%)에 비해 4배나 높았고 일본 여성보다 높았다”며 “50대 이상 남성도 같은 연령대 미국 남성보다 골다공증 유병률이 2배가량 높고 중국 남성과 비슷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50대 이상 남녀 모두가 골다공증에 취약한 상태란 것이다.
연구에선 또 나이를 먹을수록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70대 남성의 골다공증 발생 위험은 50대 남성의 1.8배에 달했다. 50대 여성에 비해 60대 여성의 골다공증 발생 위험은 2.9배, 70대 여성은 7.3배였다.
체중과 키도 골다공증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 교수팀은 비만의 척도인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50대 이상 남녀를 정상체중, 저체중, 과체중 그룹으로 분류한 뒤 각 그룹별 골다공증 발생 위험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각자의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BMI가 25 이상이면 과체중, 비만, 20∼24이면 정상 체중, 20 미만이면 저체중으로 판정했다.
여기서 저체중 남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정상체중 남성보다 4.3배(여성 4.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과체중ㆍ비만 남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정상 체중 남성의 1/4 수준이었다(여성 1/2 수준).
조 교수팀은 “비만한 사람의 골다공증 유병률이 낮은 것은 체중이 뼈에 좋은 스트레스로 작용해 뼈의 형성을 촉진하는 자극제가 되고 뼈의 소실 억제를 돕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키가 평균보다 큰 사람은 평균 이하인 사람에 비해 골다공증 발생위험이 5∼6% 낮았다. 키가 큰 사람의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대한골대사학회에서도 작은 체형을 골다공증의 위험요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주(週) 2회 이상 음주를 즐기는 사람은 월 1회 미만 술자리를 갖는 사람에 비해 골다공증 발생위험이 35%가량 낮게 나온 것도 이번 연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하지만 “음주가 골다공증 예방 효과에 대해선 상반된 연구결과가 있으며 과도한 음주는 골절 위험성을 크게 높인다”며 연구팀은 절주(節酒)를 권장했다.
이번 연구에선 또 골다공증을 가진 50대 이상 남성의 92.4%, 여성의 62.2%가 자신이 골다공증 환자란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골다공증 환자 가운데 현재 치료 중인 비율도 남성 5.7%, 여성 22.8%에 불과했다.
조 교수팀은 논문에서 “한국인의 골다공증 인지율과 치료율은 우려할만한 수준미며 남성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며 “여성은 폐경 전후로 골다공증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지만 남성에겐 이런 계기가 마땅히 없는 탓”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골다공증은 뼈의 양ㆍ질ㆍ강도가 줄어들어 골절이 일어나기 쉬운 상태를 가리킨다. 골절을 일으키기 전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별명이‘조용한 도둑’이다.
헬스팀 이재승 기자 admin36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