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두통, 감기 등의 증상 완화에 널리 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가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추가 증거가 나타남에 따라 규제를 대폭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FDA는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NSAID가 단기간 사용 후에도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짐에 따라 복약설명서의 박스 경고문 내용을 한층 강화하도록 했다고 헬스데이 뉴스 등이 10일 보도했다.
현재의 경고문은 NSAID가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높일 수 있다”(may increase)는 부분이 “높인다”(increase)로 강화된다.
또 “심장병이 있거나 심장병 위험요인을 지닌 사람은 이러한 위험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부분은 NSAID “사용 초기에도 이러한 위험이 나타날 수 있고 사용기간이 길 수록 더욱 커진다”로 바뀌게 된다.
심혈관질환의 잠재적 위험이 없는 사람도 NSAID를 복용했을 때에는 이러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FDA의 마취제-진통제-중독제 담담 부국장 주디 라쿠신 박사는 설명했다.
심장병이 있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은 NSAID를 사용하기 전에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FDA는 또 NSAID를 사용하는 사람은 종합감기약 등 NSAID가 함유돼 있는 다른 약을 함께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NSAID는 두통, 감기, 독감, 관절염, 월경통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NSAID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는 상대적 위험은 NSAID의 종류나 투여량에 따라 10~50% 증가하는 것으로 FDA는 분석했다.
다만 같은 소염진통제인 아스피린에는 이러한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FDA는 밝혔다.
FDA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미국심장병학회(ACC)회장에 새로 선임된 리처드 채절 박사는 두통이나 통증 때문에 이따금씩 NSAID를 사용하는 사람은 복약설명서에 지시된 용량만 잘 지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논평했다.
일부 NSAID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은 혈관내막에 변화를 일으켜 혈전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으로 그는 추측했다.
과거 인기를 누렸던 미국 머크 제약회사의 강력한 NSAID인 바이옥스가 2004년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퇴출되자 FDA는 2005년 모든 NSAID 라벨에 이러한 박스 경고문을 삽입하도록 명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