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동 성폭력, 충분히 알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

유·아동 성폭력, 충분히 알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

해마다 아동, 청소년들의 성폭력 피해 건수는 증가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전국 34개 해바라기센터(여성폭력피해자 지원센터)를 이용한 피해자는 2만8,000여건으로 전보다 3.8% 증가했다. 피해 유형 중 성폭력이 72.6%를 차지했고, 피해자 중 13~18세 청소년과 13세 미만 아동의 비율은 각각 28.3%, 23.3%로 절반을 차지했다.
사회적으로 성범죄 방지를 위한 각종 캠페인과 예방 대책을 세워놓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성범죄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특히 의사 표현이 미숙한 어린 아동일수록 위험의 정도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유·초등 코너에서는 유·아동 성폭력과 관련해 부모들이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을 전문가의 말을 빌려 정리해봤다.
남지연 리포터 lamanua@naver,com

아동 성폭력은 아동을 대상으로 성적 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한 모든 행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아동의 신체를 만지거나 가해자의 신체를 만지도록 강요하는 행위, 신체의 일부를 접촉하거나 성기 노출 혹은 성적인 말 등으로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행위 등이 모두 성폭력에 해당된다.
아동 대상 성범죄가 증가하는 데에 최정은 소장(고양파주여성민우회 부설 고양성폭력상담소)은 “아동들은 어른들에게 순종하도록 어려서부터 배워 어른들을 쉽게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어른을 기쁘게 하려는 욕구가 있는 아동들은 쉽게 성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아동 성폭력은 크게 또래 사이에 발생하거나 성인에 의해 발생되는데, 이중 성인에 의한 피해는 유·아동에게 심각한 피해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고 한다.

성폭력 징후, 알아두면 조기 발견에 도움
아직 자신의 경험과 의사를 정확히 전달할 수 없는 유·아동들의 성폭력은 쉽게 알아챌 수 없다. 하지만 외상이나 언어적,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후유증을 보일 수 있으므로 부모들의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성 학대 징후들을 알아두면 조기 발견과 치료에 있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징후나 후유증이 없다고 해서 성 학대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할 수 없음도 알아두어야 하다.
우선 신체적으로는 멍이나 찰과상을 비롯해 생식기 손상이나 상처, 항문 이상, 구강 내 입천장 손상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성 학대를 경험한 아동들에게서 모두 신체적 징후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대부분의 유·아동 성폭력은 신체적 징후가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때문에 평소와 다른 이상행동들로 의심을 해봐야 한다.
최정은 소장은 “성교육이나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성지식을 얻을 수 있겠지만, 대개 구체적인 지식까지는 알기 힘들다. 어느 날 아이가 나이에 맞지 않는 성 관련 말이나 행동이 보인다면 성범죄 피해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어린 아이일수록 성폭력을 당하고도 인지하기 쉽지 않고, 인지했다 하더라도 말로 표현하지 못할 경우가 많다.
특히 가해자가 협박을 하거나 친족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실제 지난해 고양성폭력상담소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2013년 10월~2014년 9월), 가해자와의 관계가 동급 선후배 다음으로 친족 및 친인척으로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럴 경우 언어적 표현 대신 다른 행동으로 부작용이 나타난다. 평소와 달리 늦게까지 잠을 안 자려 하거나 두려움을 느끼고 자주 깨기도 한다. 악몽에 시달린다거나 느닷없이 소변을 싸고 손가락을 빠는 등의 퇴행 행동을 유발한다. 또한 또래 관계에 불협화음이 생기기도 하고 지나치게 짜증과 불안 증세를 보이거나 특정 사람에 대한 두려움, 자해 행동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성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나 과도한 성적 호기심 등 성적으로도 후유증을 낳기도 한다.

정서적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
자녀의 성폭력이 의심된다면 무엇보다 부모의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우선 아이의 잘못이 절대 아님을 확인시켜주어야 하는데, 성급함을 보이지 말고 안정된 모습으로 아이의 말을 들어주어야 한다. 주변인들이 도움을 줄 것임을 믿게 해주어 정서적인 안정과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체적 징후가 보일 경우엔 다친 부위를 확인하고 상처 부위 근접촬영과 얼굴이 함께 나오도록 찍어둔다. 몸을 씻지 않은 상태에서 입고 있던 옷이나 속옷을 보존해 두고 경찰이나 원스톱 지원센터, 성폭력상담소로 신고를 한다. 이후 심리상담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를 받는다.
최정은 소장은“성폭력 피해를 입은 아동들의 말은 상당 부분 진실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서도 신빙성을 가진다. 본인이 경험하지 않았다면 구체적으로 피해상황을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피해 즉시 이야기하는 경우는 미미할뿐더러 고학년이 될수록 수치심이나 부모님에게 혼날 것이 두려워 말하기를 망설이기도 한다. 때문에 피해 징후를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고양성폭력상담소 최정은 소장

* 피해 아동에게 하지 말아야 할 사항
아동의 활동에 필요 이상으로 엄격하게 제한을 한다.
사실 폭로 후 너무 많은 생활상의 변화를 준다.
사건에 대해 조사하듯이 캐묻는다.
아이의 감정은 무시하고 무조건 잊도록 강요하거나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말라고 한다.
수치심과 죄책감으로 스스로를 비난하도록 내버려둔다.

* 피해신고나 치료, 상담 등은 어디로?
① 여성긴급전화 1366 :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 긴급구조 및 보호, 상담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한 365일 24시간 운영된다. 성폭력 피해자의 보호와 지원 사무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② 성폭력상담소: 성폭력 신고 접수와 상담을 한다. 보호시설 연계 혹은 의료기관 인도 등의 지원도 제공한다. 고양지역에서는 고양성폭력상담소에서 피해 상담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동행, 재판 동행, 치유 회복 과정 등을 통합 지원하고 있다. 031-919-1366
③ 해바라기센터 :여성과 아동폭력 피해자를 위한 통합 지원센터다. 경기북서부 해바라기센터가 지난해 개소해 운영 중이다. 여성가족부와 경기도, 경기도지방경찰청, 명지병원의 4자 협약으로 운영되는 경기북서부 해바라기센터에는 여성경찰관, 상담사, 간호사, 임상심리전문가, 심리치료사 등이 상주하며 피해 여성과 아동들을 365일 24시간 돌본다. 상담과 의료뿐만 아니라 수사, 법률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고 심리치료와 법률 모니터링, 상담 등 회복과정을 무료로 서비스한다.

명지병원 내 센터 031-816-1374, 화정역 센터 031-816-1375

“건강한 성의식을 위한 교육도 중요해요”
아동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선 어릴 적부터 올바른 성 교육을 통해 건전한 성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가정 내 성교육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 아동들의 성에 관한 돌발질문에 당황하지 말고 왜곡되고 잘못된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자연스런 태도로 대해야 한다. 성 교육은 성폭력 예방 차원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와 권리까지 이해할 수 있는 인격완성의 교육이 될 수 있으므로 부모 역시 올바른 성교육을 받아보면 도움이 된다.

▶ 경기북부청소년문화센터 ‘딸콩달콩’
만남과 탄생, 성장, 사회 속 성문화 등 다양한 주제에 따라 청소년들이 체험과 놀이를 통해 과학적이고 건전한 성 지식을 체득할 수 있는 센터다. 입학관, 생명관, 완소몸관, 성커뮤니케이션관 등 체험관이 마련돼 있어 임신과 출산의 신비와 생명의 소중함부터 사춘기의 변화, 성에 대해 소통방법, 감정표현 연습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찾아가는 체험식 성교육 ‘콩콩콩, 젠더스쿨링’, 아동 청소년의 참여형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다양성 트레이닝’ 장애인을 위한 성교육 ‘네잎클로버’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 우리 아이 첫 성교육
엄마와 아빠가 직접 자녀에게 성에 대해 알려주는 ‘우리 아이 첫 성교육’ 프로그램이 5월11일부터 11월30일까지 운영된다. 탄생스토리, 알자알자 나의몸, 좋은 느낌&싫은 느낌 등 총 3개의 주제 아래 이미지퍼즐을 활용해 부모가 자녀에게 직접 교육을 진행한다. 6~8세 아동이 포함된 가족을 대상으로 하며 최소 7가족 이상 신청 시 교육이 진행된다. 센터와 조율 후 신청기관이 원하는 시간에 신청기관에서 진행된다. 전화문의 후 참가신청서를 발송하면 된다.
문의: 031-954-8050

▶ 고양 YWCA ‘푸른향기 인형극단’
– 고양YWCA 가족사랑상담소 소속 ‘푸른향기 인형극단’에서는 성폭력 예방을 위한 인형극을 공연한다. 전문 과정을 수료한 강사들이 인형극, 스토리텔링 등을 통해 위험한 상황에서 아동들이 할 수 있는 일, 안전한 환경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한다. 공연 문의: 031-921-1366

▶ 고양성폭력상담소
– 올해로 13년째 활동하고 있는 고양파주여성민우회 부설 고양성폭력상담소에서는 상담부터 치유까지 전 과정을 위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방 교육을 실시한다. 전문 강사들이 학교로 직접 찾아가 실시하는 ‘찾아가는 성폭력 예방교육’, 또래들이 팀을 이뤄 센터에서 체험식 성 교육을 받아보는 ‘또래 성교육’이 진행된다. ‘또래 성교육’시에는 동반 보호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도 동시에 받아볼 수 있다. 아울러 장애인 성교육 강사 과정을 수료한 전문 강사들이 장애인을 위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장애인 학생, 학부모,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문의: 031-907-1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