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성 강한서클렌즈가 시력도둑?

커진 눈동자만큼 질환도 키우는 ‘미용렌즈’ 10대들 사이에 컬러렌즈 서로 바꿔 사용하기, 안질환 전염시키는 요인

콘택트렌즈는 안경의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대처 방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선호되고 있지만, 제품 구입 단계부터 사용에 이르기까지 오남용되는 경우가 잦다.

실제로 대한안과학회의 2008~2010년 통계에 따르면 전국 대학병원 안과 및 안과 전문병원?의원 등 22개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콘택트렌즈 부작용 환자 중 499명을 분석한 결과 10명 중 1명(9.4%)이 실명을 유발하는 각막궤양에 걸려 있었고, 각막에 전반적인 염증 등으로 인해 각막의 상피가 벗겨지는 상태인 각막미란(25.9%), 염증 소견을 보이는 무균성 침윤(19.2%), 충혈과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알레르기(11.2%), 안구건조증을 뜻하는 건성안(9.2%) 등 다양한 합병증에 노출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안질환은 콘택트렌즈의 착용 증가와 잘못된 사용이 주원인으로, 그 중에서도 서클렌즈와 같은 미용렌즈로 인한 발병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렌즈 판매 가운데 30~50%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서클렌즈는 이른바 ‘연예인 눈동자’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10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서클렌즈은 한번 끼기 시작하면 빼기 힘들만큼 높은 중독성과 부작용으로 인한 안질환 발병이 쉬워 무엇보다 올바른 정보 숙지와 주의가 요구된다.

◇ 10대들 사이에 유행하는 ‘렌즈 아.나.바.다’, 렌즈 부작용 초래하는 지름길

TV속 연예인들의 또렷하고 큰 눈망울이 선망의 대상으로 자리잡으며, 서클렌즈 열풍이 한창이다. 눈동자가 커 보이도록 렌즈 테두리 부분에 색깔을 넣은 서클렌즈는 주로 시력교정의 용도보다 미용의 목적으로 이를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 미용 목적의 컬러 콘택트렌즈의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의사 처방 없이 유통되는데, 이는 무분별한 렌즈의 사용을 유발해 미용 렌즈로 인한 안구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특히 미용 콘택트렌즈는 이를 처음 접하는 주된 사용자가 청소년이라는 점도 문제다.

보통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쓴다’는 아나바다는 근검 절약의 기본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청소년들의 렌즈 사용에 있어서 아나바다는 눈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렌즈 구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고사이트나 불법으로 판매되는 제품을 구입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 청소년들의 경우 서로 친구와 서로 다양한 색의 미용렌즈를 바꿔 끼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렌즈도 세척액으로 헹궈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비위생적인 행동은 부적절한 관리와 부족한 위생관념으로 세균의 증식 및 렌즈 오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안질환을 옮기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미용렌즈 착용 시 눈이 불편하고 뻑뻑하거나 가렵다면 당장 렌즈를 빼고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렌즈를 꼭 착용하고 싶다면 착용 전 안과에서 눈물분비, 알레르기 반응 등의 검사를 실시하여 본인의 눈 상태에 맞는 렌즈를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또 철저하게 소독을 하는 등 관리를 잘해야 하며, 하루에 4시간 이상 착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 커다란 눈동자 원해 착용하는 ‘미용렌즈’, 장기간 착용 시 오히려 작아지는 검은 눈동자

미용 콘택트렌즈는 착색제가 렌즈표면의 미세한 구멍을 막아 시력교정을 위한 일반 소프트렌즈에 비해 산소투과율이 떨어지고, 그 표면이 거칠기 때문에 눈에 자극을 주기 쉽다. 또한 렌즈 표면이 불규칙해 세균과 렌즈의 접촉 면적 및 기회가 증가하면서 세균이 번식하기에 보다 좋은 환경이 마련된다. 따라서 장기간 미용렌즈를 착용할 경우 신생혈관, 각막염, 각막궤양, 각막부종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신생혈관의 경우에는 미용렌즈 착용자들이 그토록 집착하는 눈동자 크기를 오히려 작아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안과전문의 구오섭 원장은 “미용렌즈를 장기간 착용할 경우 산소투과율이 떨어지며 각막 저산소증에 노출되기 쉽고, 이로 인해 우리가 흔히 검은 눈동자라 부르는 각막의 가장자리에 신생혈관이 생길 수 있다” 면서 “발생된 혈관이 각막 주변부로 타고 올라와 각막 가장자리가 희게 혼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증상이 실제로 장기간 렌즈 착용 시 검은 자위가 작아져 보이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안구 검진과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눈동자 크기로 인해 고민되는 라식?라섹, 수술 후 미용렌즈 전혀 낄 수 없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1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용목적으로 많이 착용하고 있는 시중 유통 컬러콘택트렌즈의 모든 제품(30개업체의 60개제품)을 수거하여 검사한 결과, 8개업체의 10개제품에서 위반사항을 확인하고 판매중지 및 회수,폐기한 바 있다.

이중 대다수는 색소용출을 보이거나, 세포독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처럼 값싼 가격에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저가 콘택트렌즈를 구입해 사용하거나 장기간 미용렌즈를 사용할 경우, 각막손상 위험이 높아지며 점차 시력이 저하 돼 심지어 실명에 이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시력 교정을 원한다면 렌즈보다는 라식, 라섹 등으로 시력을 교정하고, 수술 경험이 풍부한 안과를 찾아 적절한 시력교정술을 상담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랫동안 렌즈를 착용했던 사람이라면 각막이 붓거나 뒤틀릴 수가 있으므로 사전 검사를 하기 전에 렌즈를 빼고 일정 기간이 지나 각막이 정상으로 회복된 후 수술을 받아야 하며, 소프트렌즈는 약 1주, 하드렌즈는 2주 이상 착용하지 말고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구 원장은 “한번 서클렌즈를 착용하게 되면 커 보이는 눈에 적응이 돼서 렌즈를 중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시력저하로 인해 라식, 라섹수술과 같은 시력교정수술을 원하지만 수술을 고민하거나 수술 후에도 미용렌즈의 착용을 원하는 환자들도 많다”고 면서 “미용렌즈의 경우 각종 질환을 야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착용을 권하지 않지만, 라식,라섹수술 이후 6개월까지는 시력이 안정되는 시기이고 눈물 기능도 떨어져 있어 수술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고 6개월 이후 각막이 안정된 상태라면 미용렌즈를 가끔씩 착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헬스팀 임한희 기자 newyork29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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